나스닥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케이웨이브미디어(K-Wave Media·KWM)가 최소 호가 1달러 요건을 회복하기 위해 주식 병합을 단행했다. 나스닥 내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으로 이전한 데 이어 상장 유지를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섰다.

케이웨이브미디어 CI./케이웨이브미디어 제공

8일 엔터테인먼트업계 등에 따르면 KWM은 현지 시각 3일 보통주 30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 병합을 시행했다. 발행 주식 수는 기존의 30분의 1로 줄고, 주당 가격은 이론상 30배 높아진다. 병합 전 KWM의 발행·유통 주식 수는 7851만4509주로, 단순 계산하면 병합 후 약 261만7150주로 감소한다. 주식 병합 자체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달라지지 않는다.

KWM은 영화·드라마 제작사, 콘텐츠 투자사, 굿즈 사업을 하는 머천다이징 회사 등이 연합한 종합 미디어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지난해 5월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올해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요건 미달 통보를 받았다. 나스닥 상장을 유지하려면 보통주 종가를 최소 1달러 이상이어야 하고, 상장 시장별 유통 주가 시가총액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KWM은 지난 1월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돌았고, 지난 6월에는 당시 글로벌마켓에 적용되던 유통 주식 시가총액 1500만달러 기준에도 못 미쳤다.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KWM은 주식병합을 택했다. 병합 이후 종가가 최소 10거래일 연속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나스닥으로부터 요건 회복을 공식 확인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병합으로 최소 호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을 일부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식병합은 기업 가치를 높이지 않는 조치인 만큼, 안정적인 상장 유지를 위해서는 재무 구조 개선과 매출·수익성 확대 등 가시적인 사업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KWM은 나스닥 승인을 받아 상장 시장을 글로벌마켓에서 캐피털마켓으로 이전했다. 글로벌마켓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가총액과 유통 주식 가치, 재무 요건 등을 요구하는 중견·대형 기업 중심 시장이다. 캐피털마켓은 성장 단계의 중소형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과 유지 요건을 상대적으로 낮게 적용한다. 보통주 종가를 최소 1달러 이상 유지는 같지만, 유통 주식 시가총액 기준은 100만달러로 낮아진다.

다음 과제는 사업 성과다. KWM은 머천다이징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플레이 컴퍼니를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영·임대 사업과 데이터센터 투자 등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비상장 반도체 소재 기업 주주들과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배타적 의향서(LOI)도 체결했다.

KWM 측은 "AI 생태계에 속한 기업을 비롯해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KWM은 영화·드라마 제작과 투자, 지식재산권(IP) 상품 사업을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사업 정체성도 달라지고 있다"며 "잇단 투자 계획이 실제 계약과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