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던진 이 질문이 기술금융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와 정책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과제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의 발언은 기술보증기금(기보) 보증 심사에서 탈락한 중소기업은 사실상 은행권 대출도 어려워지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보증받지 못하면 자금 조달이 막혀 사업화와 성장 기회를 잃을 수 있어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보는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으로, 담보력이 부족한 기술 기반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사업화와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평가해 보증서를 발급하고,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기보의 연간 신규 보증 공급 규모는 약 6조원이다. 기업당 평균 보증 규모는 3억~4억원 수준이고, 기술력과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수천만원부터 최대 약 200억원까지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권형택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기술보증기금 제공

권형택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대통령 질의에 대해 보증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은 "보증 조건을 완화한다든지 심사 기준을 일부 개선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증 확대가 곧바로 해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보는 보증을 선 기업이 부도나 폐업, 기업회생 등으로 금융기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책임을 진다. 기보의 대위변제금은 지난해 기준 1조5677억원에 달한다.

보증 심사 기준을 과도하게 완화할 경우 부실 가능성이 큰 기업까지 보증 대상에 포함되면서 연체와 대위변제가 증가할 수 있다. 이는 기보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정책금융의 지속 가능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심사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면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담보나 실적이 부족한 초기 기술 기업들이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해 성장 기회를 잃을 수 있다. 기술 중심의 혁신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도 배치될 수 있다.

지난달 15일 취임한 권형택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에게 이 같은 과제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보다 과감하게 자금을 공급하는 한편, 부실 위험이 큰 기업에 대해서는 사후관리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혁신 지원과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권 이사장의 첫 번째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