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드라마 '너말고 다른 연애' 제작에 참여한 코스피 상장사 유니켐(011330)의 사내이사가 15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사내이사와 그의 형제가 참여했던 과거 KBS 드라마의 사업 추진 과정과 의사결정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29일 방송업계에 유포된 성명서에 따르면 횡령 의혹을 받는 유니켐 사내이사의 형제인 A씨는 과거 한 드라마 제작사에 재직하며 2024년 KBS 드라마 '마지막썸머' 제작을 추진했다. 당시 KBS는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몬스터유니온을 통해 A씨 측 제작사와 약 150억원 규모의 제작 계약을 맺었다.
내부에서는 해외 사전 판매 실패 등으로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드라마 편성·계약은 예정대로 추진됐고, 2%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실패로 몬스터유니온이 1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BS 감사에서는 당시 드라마 추진 과정에서 의사결정 문제가 있다고 보고, 드라마센터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았다. 감사원도 해당 사안을 조사했고, 관련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마지막썸머' 제작 외에도 스튜디오더블랙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그는 2023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스튜디오더블랙 지분 100%를 당시 경남제약 자회사였던 엔터파트너즈에 90억원에 팔았다. 스튜디오더블랙은 이후 엔터파트너즈에 흡수합병되면서 별도 법인이 소멸했다. 엔터파트너즈는 이듬해 한주에이알티(058450)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A씨와 경남제약(053950)은 올해 3월 기준 지분을 각각 7.36%, 5.57% 가지고 있다.
횡령 혐의 받는 유니켐 사내이사 B씨도 A씨처럼 제작사 아크미디어 대표를 지내며 KBS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아크미디어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으로, B씨가 2019년 설립한 이야기사냥꾼을 흡수합병했다. 아크미디어가 제작한 KBS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도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작이 추진됐다는 의혹이 일었고, 당시 담당자는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횡령 혐의가 불거지자 이들 형제의 이력과 함께 KBS가 제작 중인 드라마 '너말고 다른 연애'도 주목받고 있다. 성명서에는 해당 드라마의 편성과 제작 계약에 '마지막썸머'와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각각 징계를 받은 담당자들이 참여했고 B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유니켐이 제작을 맡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니켐은 모피·피혁 사업을 영위해왔으나 콘텐츠 제작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유니켐은 "횡령 등 혐의 발생금액은 회사 내부 감사과정에서 확인한 금액"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측은 A씨 형제가 관여한 드라마 제작 경위 등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KBS는 과거 드라마 제작 과정과 관련해 제기된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하고, 내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