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004690)가 '지도표 성경김'으로 알려진 자회사 성경식품에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식, 자동차 판매 등에 이어 조미김 제조사 투자까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간 제자리걸음인 배당이 기업 가치 저평가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여의도 삼천리 본사. /삼천리 제공

28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삼천리는 장기간 주당 3000원의 현금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이익잉여금과 유보율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주주 환원 정책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 삼천리가 성경식품의 주식 238만4359주를 약 500억원에 추가 확보한 사업 방향을 두고 신규 사업 투자에 앞서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0년 역사를 가진 삼천리는 본업인 수도권 도시가스 공급 외에도 외식업과 자동차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차이797' '바른고기 정육점' 등 외식 브랜드를 비롯해 BMW 공식 딜러사인 삼천리모터스, 삼천리EV로 BYD 공식 판매사로 모빌리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안정적인 본업에 기반해 최근 3년간 매출은 5조원 안팎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023년 1452억원, 2024년 1217억원, 지난해 1313억원을 기록했다.

탄탄한 재무 구조에도 시가총액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2010년대에도 시가총액은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현재도 4200억~43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삼천리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2배다. 현재 주가가 이익과 순자산 가치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저평가로 거론되는 PBR 0.8배를 밑돌고 있다.

안정적인 이익과 순자산 규모에도 시장이 기업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배경에는 배당 등 주주 환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삼천리 유보율은 2023년 7539%에서 2024년 7960%, 지난해 8473%로 상승했다. 자본금에 비해 사내에 축적된 잉여금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기업 가치도 높아질 여지도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은 오랜 기간 동안 주당 3000원이 유지되고 있고, 배당은 별도 순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배당 성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배당이 연결 기준으로 이뤄지거나 DPS(주당 배당금) 기반으로 배당 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향후 주가는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천리는 수익으로 배당을 늘리는 대신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출 약 70%가 수도권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외식업과 모빌리티 사업 외에도 탄소배출권 개발, 친환경 차량 충전 사업, 삼천리자산운용이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부동산 등 대체 투자를 중심으로 자산 운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장 투자 기조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천리 측은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큰 데다, 기업 규모와 수익성이 성장해야 장기적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상장 이후 꾸준히 배당을 이어 왔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 환원의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배당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