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소상공인 5곳 중 1곳이 최근 1년간 원리금 상환 과정에서 연체 위기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와 높은 대출 금리로 금융 부담이 커지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앞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현재 채무 수준이 부담된다고 답한 기업은 26.4%로,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 20.4%보다 6.0%포인트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소기업·소상공인의 28.1%가 채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업의 응답 비율인 21.1%보다 7.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금융 비용 증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 안에 원리금을 연체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8%로 집계됐다. 실제 연체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연체 위기를 겪었다는 기업은 20.0%로 조사됐다.
연체 경험이 있는 기업은 모두 소기업·소상공인이었다. 연체했거나 연체 위기를 겪은 소기업·소상공인의 비율은 24.2%로, 중기업 14.6%보다 9.6%포인트 높았다.
채무 부담을 느끼는 기업을 대상으로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물은 결과, '2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54.5%로 가장 많았다.
다만 1년을 버티기 어렵다고 답한 소기업·소상공인의 비율은 27.4%에 달했다. 중기업의 같은 응답 비율인 7.7%와 비교하면 3배를 웃돈다. 금리와 경기 여건이 추가로 악화할 경우 영세 기업의 사업 지속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채무 부담이 발생한 주요 원인으로는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67.4%)가 가장 많이 꼽혔다. 높은 대출금리가 37.9%로 뒤를 이었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34.8%였다.
기업들은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자와 인건비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라고 응답했다. 자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응답이 58.3%로 가장 높았고,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는 답변도 22.0%를 차지했다. 정책금융을 활용하고 있다는 기업은 20.5%였다.
필요한 지원책으로는 정책금융 확대(58.8%)가 제시됐다.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52.2%), 고금리 이자 지원 제도 재시행(43.2%)이 뒤를 이었다.
이민경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채무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로 조사된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과 경기 부양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상환 여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