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한인 기술 인재들이 한국 사업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들은 'K-테크 파이오니어즈(K-Tech Pioneers·KTP)'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과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한국을 찾았다. 인공지능(AI), 첨단로봇·제조, 첨단바이오, 우주항공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창업가들은 국내 대기업과 투자기관 관계자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며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사업에 선정된 박종현 스토리카 대표는 "굉장히 경쟁이 치열했을 텐데 이 사업에 참여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훌륭한 기업과 교류하면서 경험과 역량을 공유할 수 있어 기대된다"며 "KTP가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TP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우수 인재가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한인 인재의 국내 복귀를 돕고, 국내 산업 환경에 안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초격차 AI 선도기술·인재 확보' 정책과 연계해 추진한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에는 총 20개팀이 참석했다. 미 서부와 동부에서 각각 10팀, 6팀이 포함됐고, 아시아권에서도 4개팀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 LG사이언스파크, SK이노베이션, 토스,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수요 기업과 벤처캐피털(VC)은 물론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관계자 등 약 100여 명도 함께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8세에 한국으로 넘어온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스타트업 성장 전략'을 주제로 특강에 나서 한국 벤처·투자, 노동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정부가 많은 역할과 실행 등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며 "외국에서 생각하는 스타트업·투자 시장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한인 창업가 공동체(United Korean Founders·UKF) 대표는 '한인 창업팀의 한국 진입 기회와 전략'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김 대표는 "여러분들은 국가보다 더 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 이상에서 '국경을 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관리 체계와 정보와 신뢰,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며 "한인 창업자가 하나의 생태계, 공동체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TP에 선정된 20개 팀은 국내 주요 수요기업과 기술 개념검증(PoC)과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며 기술 사업화를 본격화한다. 국내 정착에 필요한 법률·특허·회계 컨설팅도 지원받는다. VC·CVC 투자 연계와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 협력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자금 확보도 지원받을 예정이다.
박윤규 NIPA 원장은 "NIPA가 기술 사업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정 팀을 해외에서 역량을 쌓은 '글로벌 네이티브'로 평가하며 축적한 기술력과 네트워크, 글로벌 감각을 한국에서 마음껏 펼쳐주길 바란다"며 "이들이 잇는 글로벌과 한국의 연결 고리가 국내 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