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액추에이터(Actuator)' 생태계도 커지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전기나 공압 등 에너지를 회전이나 직선 운동으로 바꿔 로봇과 자동차 등 기계장치를 움직이는 장치다. AI가 뇌라면 실제 움직임은 액추에이터가 구현한다.

최근 액추에이터와 이를 활용한 솔루션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일러스트=Chat GPT

7일 스타트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글로벌 액추에이터 시장은 2030년 1004억달러(약 150조원), 자동차용 액추에이터 시장은 335억달러(약 51조) 규모로 추산된다. 휴머노이드 양산 경쟁이 치열해지자 연관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액추에이터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를 활용하거나 관리하는 솔루션 시장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로봇 손이 대표적인 분야다. 휴머노이드가 사람처럼 물건을 집고 조작하려면 손가락마다 소형 액추에이터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국내 스타트업 테솔로는 사람 손과 유사한 구조의 '델토 그리퍼'를 개발해 제조·물류·자동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액추에이터 성능이 향상될수록 로봇 손의 활용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품질 검사도 새로운 격전지다. 음향 AI 스타트업 디플리는 액추에이터와 모터의 구동음을 AI가 분석해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리슨 AI'를 공급한다. 기존 수작업 검사 대신 생산 라인에서 빠르게 품질을 검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효성전기의 자동차용 액추에이터 생산 라인에도 솔루션을 공급하며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올해 북미 법인을 설립해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비언어에 기반한 음향 AI 솔루션인 만큼, 시장 확장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비전 AI 분야도 수혜 분야로 꼽힌다. 슈퍼브에이아이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를 기반으로 산업 현장의 객체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향후 액추에이터와 로봇 기술 발전에 발맞춰 시각·언어·행동(VLA) 모델로 기술을 고도화해 로봇이 이미지와 글자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액추에이터를 비롯한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의 비중국산 가격이 중국산 대비 1.5~4배 수준이라 양산 시장에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범용 작업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가 풍부하지 않은 데다,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액추에이터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관련 스타트업들은 사업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른 과제를 해결해야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액추에이터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AI의 판단을 실제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라고 말했다. 이어 "액추에이터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로봇 손과 비전 AI, 품질검사 등 주변 산업의 부가가치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력 만큼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는지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