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국제 정세 불안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공급망 차질 자체보다 원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 등 비용 증가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는 전국 메인비즈기업 32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환경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중동지역 분쟁 장기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 에너지 비용, 환율 변동 등 대외 환경 변화가 국내 중소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국제 정세 변화로 경영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56.3%로 집계됐다. 부담 수준은 100점 만점 기준 평균 62.2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답한 기업은 8.4%에 그친 반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56.0%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67.1%)과 수출기업(67.4%)의 부담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조업 가운데 석유·화학, 전기·전자, 식품·섬유 업종에서 경영 부담이 두드러졌다.
기업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및 상품 구매 가격 상승'(6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에너지 비용 증가, 환율 변동, 물류비 상승이 뒤를 이었다. 공급망 차질보다 원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가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실제 비용 부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재·상품 구매비와 에너지 비용 등 운영 비용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42.8%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운영 비용 비율이 매출의 70%를 넘는다는 기업도 21.4%에 달했다.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 방식으로는 상황 모니터링과 비용 절감이 주를 이뤘다. 적극적인 전략을 수립했다고 답한 기업은 5.3%에 불과했다. 공급망 대응에서도 '별도 대응 없음'이 28.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에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원자재·상품 수급 안정 및 가격 부담 완화'(39.6%)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금융 지원(24.8%), 물류비·운송 지원(11.5%) 순이었다. 반면 정부 대응이 적절하다고 평가한 기업은 37.5%에 그쳤다. 정부 정책 체감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52.1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메인비즈협회는 "국제 정세 변화가 일시적인 외부 충격을 넘어 중소기업의 비용 구조와 수익성을 위협하는 상시적·구조적 리스크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운영 비용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지원과 함께 위기 관리 매뉴얼 보급, 거래선·조달처 다변화 컨설팅 등 기업의 경영 체질 개선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제조업, 수출 기업, 영세 기업 등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기존 지원 사업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