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들의 경기 기대감이 4분기 연속 개선됐다.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제조업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경기전망지수는 여전히 기준선인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2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는 87.6으로 전분기(82.8)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조사는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8일까지 중견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지수는 2025년 3분기 78.0을 저점으로 2025년 4분기 81.4, 2026년 1분기 82.1, 2분기 82.8에 이어 3분기 87.6까지 오르며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부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7.4포인트 오른 84.4를 기록해 비제조업(90.6·2.5포인트 상승)보다 개선 폭이 컸다.
제조업에서는 식음료품이 78.7로 전 분기보다 18.6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큰 회복세를 나타냈다. 1차 금속·금속 가공(84.5), 화학물질·석유제품(88.5), 전자부품·통신장비(91.2)도 모두 지수가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트레일러는 75.6으로 오히려 전 분기보다 4.4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은 업종별 온도 차가 나타났다. 건설업은 91.3, 운수업은 90.2, 도소매업은 94.9로 각각 지수가 상승한 반면 기타 비제조업은 86.1로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수출 전망도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전체 수출전망지수는 96.0으로 전 분기보다 6.1포인트 높아졌고,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96.8, 비제조업은 94.0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전자부품·통신장비의 수출 기대감이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의 수출전망지수는 107.7로 20포인트 급등하며 기준선을 넘어섰다. 화학물질·석유제품도 99.0까지 상승해 기준선에 근접했다. 비제조업에서는 출판·통신·정보 서비스가 106.1을 기록하며 긍정 전망 구간에 진입했다.
내수 시장에 대한 기대도 전 분기보다 높아졌다. 전체 내수전망지수는 90.1로 상승했고 제조업과 비제조업 역시 각각 90.7, 89.5를 기록하며 동반 개선됐다.
내수 부문에서는 전자부품·통신장비가 103.7로 제조업 가운데 유일하게 기준선을 웃돌았다. 1차 금속·금속 가공도 97.1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자동차·트레일러는 83.8로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생산과 수익성, 자금 사정에 대한 전망도 모두 개선됐다. 생산전망지수는 92.5, 영업이익 전망 지수는 89.8, 자금전망지수는 96.2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매출 규모별로는 5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의 경기 기대감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해당 구간의 경기전망지수는 89.2로 상승했고, 3000억원 미만 기업도 87.3으로 높아졌다. 반면 3000억~5000억원 규모 기업은 84.3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김현철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 너머 장기적인 산업 발전의 안정적인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법·제도·정책 환경 개선 논의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