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산업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콥틱은 AI를 적용, 제품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습니다."

맞춤형 안경 브랜드 '브리즘'을 운영하는 콥틱의 박형진 대표는 안경 산업의 미래를 '개인화'와 '디지털 전환'에서 찾고 있다. 브리즘은 AI 얼굴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고객 얼굴에 최적화된 안경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박형진 콥틱 대표

박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얼굴에 정확히 맞는 안경"이라며 "3D 스캔으로 얼굴을 분석하고,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안경 디자인을 추천한 뒤 3D 프린팅으로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브리즘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개인 맞춤형 설계에 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면 약 1시간 동안 얼굴 스캔, 시력 검사, 렌즈 선택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후 얼굴 아바타와 지형도를 생성하고 AI가 얼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안경 디자인 후보를 제안한다.

"개인마다 얼굴 크기나 코 높이, 양쪽 귀 높이까지 모두 다릅니다. 기존 안경은 이런 부분을 완벽하게 반영하기 어렵지만 브리즘은 브리지 간격, 코 받침, 프레임 구조 등을 개인별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착용감은 물론 외형적인 균형감도 훨씬 좋아집니다."

제작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자체 3D 프린팅 스마트팩토리 '브리즘 파운드리성수'에서 이뤄진다. 주문 후 고객이 제품을 받기까지는 약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가격은 10만원 초반부터 20만원 중반까지다.

박 대표는 인상 깊은 고객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꼽았다. 사업 초기였던 2019년 최 회장이 딸과 함께 서울 역삼 매장을 찾아 딸의 맞춤형 안경을 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콥틱은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 등 전국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4년 4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다.

콥틱의 서울 성수동 3D 프린팅 스마트팩토리. /콥틱 제공

박 대표는 미국 시장을 향후 회사 성장의 핵심 무대로 꼽았다. "미국 안경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한국의 30배 수준입니다. 특히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안경보다 맞춤형 안경에 대한 수요가 높습니다. 브리즘이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뉴욕 매장은 오픈 이후 월평균 7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안경 판매가 가능해 아이폰으로 얼굴을 스캔한 뒤 주문까지 진행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안경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IT 역량까지 결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한국의 제조 경쟁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콥틱은 지난해 매출 12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200억원에 달한다.

박 대표의 안경 산업 도전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대 경영대학을 졸업한 그는 P&G한국법인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근무한 뒤 2006년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알로'를 창업했다. 이후 2017년 회계사 출신으로 투자은행 M&A 업무를 담당했던 성우석 공동대표와 함께 콥틱을 설립하며 다시 안경 시장에 뛰어들었다.

브리즘은 최근 글로벌 경영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경 산업의 디지털 전환 사례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최고경영자 과정 교재에 소개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향후 스마트 글라스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스마트 글라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맞춤형 안경 제작 플랫폼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스마트 글라스 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골프 거리측정기 기업과 협업해 보이스캐디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접목한 스마트 안경 제품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안경은 단순한 시력 보조기기가 아니라 개인 맞춤형 디지털 디바이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