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이 최근 3년간 약 2474억원 규모의 상품을 방송상품검증위원회 심사 없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적격성을 사전에 판단하도록 만든 내부 검증 절차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의 '공영홈쇼핑 소속 위원회 운영·관리 관련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송상품검증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방송된 상품은 모두 733건이다. 수입 원료를 사용한 국내 가공 상품 274건(취급액 약 936억원)과 해외여행 상품 459건(약 1538억원)으로 집계됐다.
감사 결과 위원회 운영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공영홈쇼핑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방송상품검증위원회를 단 한 차례만 개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위원회 운영 부실 의혹에 대한 후속 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
방송상품검증위원회는 수입 원료를 활용해 국내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한 상품과 국내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해외여행 상품 등의 방송 적합성을 사전에 심의하는 기구다. 운영 지침에는 위원회 심의를 마친 안건만 소비자상품평가위원회에 상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단은 이 같은 절차가 상품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핵심 통제 장치임에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 심사를 생략한 채 상품을 편성한 것은 상품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에서는 횡령이나 배임 등 임직원의 직접적인 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내부 의사결정과 통제 체계 전반이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공영홈쇼핑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향후 취급 상품 선정 기준을 보다 철저히 하고 단계별 검증 절차를 명확히 해 방송상품 선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상품 선정을 최종 심의하는 소비자상품평가위원회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부 감사 결과 2023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열린 소비자상품평가위원회 156회 가운데 위원장이 불참한 회의는 113회였다. 내부위원이 한 명 이상 참석하지 않은 경우는 50회, 위원장과 내부위원이 모두 빠진 채 외부위원만으로 심사가 이뤄진 사례도 15회로 집계됐다.
위원 수당 지급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공영홈쇼핑은 내부 기준과 다르게 외부위원 수당을 지급해 약 1492만원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영홈쇼핑은 조직 개편 이후 내부위원 참석 관리와 수당 지급 기준을 정비했다고 밝혔지만, 중기부는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인사위원회의 근거 없는 서면의결 37건, 일부 위원회의 사실상 미운영, 특수관계 협력사 관리 미흡 등이 감사에서 지적됐다. 중기부는 기관경고 3건, 기관주의 3건, 개선요구 2건, 통보 2건 등 총 10건의 처분을 요구했으며 개인 징계는 없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상품선정위원회와 역할이 일부 중복되면서 방송상품검증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며 "감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충분히 소명했고, 지적 사항은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