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피파·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수들만큼 애드테크(AdTech) 기업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들이 글로벌 스포츠 행사 광고 기술 공급자로 성장하면서 스포츠 산업이 벤처 기술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카스가 이번 월드컵에 새로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를 활용한 참여형 광고./오비맥주 제공

1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 경기 수가 104경기로 확대되면서 광고 기술을 적용할 기회도 늘었습니다. 글로벌 광고·미디어 조사기관 WARC 미디어는 이번 대회가 세계 광고시장에 105억달러, 약 14조원대의 추가 광고 집행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광고비 확대와 함께 광고 송출·측정 기술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먼저 핵심 변화는 광고 노출 기회가 확대됐다는 점입니다. 경기 수가 기존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어난 데다, 피파가 전·후반 한 차례씩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를 운영하면서 경기 중 광고 노출 구간도 증가했습니다.

피파는 선수 보호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업계는 광고 활용 여지가 넓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 중계권사인 폭스(Fox)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광고를 통해 약 2억5000만달러의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추정도 나왔습니다.

광고 송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모든 시청자에게 같은 광고를 내보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와 플랫폼, 시청자에 따라 다른 광고를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기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 '서버 가이디드 광고 삽입(SGAI)'입니다. 기존에는 모든 시청자가 같은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받았다면, 이 방식은 시청자가 영상을 재생하는 순간 스마트폰이나 TV에서 상황에 맞는 광고를 붙여 보여줍니다. 골 장면이나 비디오 판독(VAR)처럼 갑자기 시청자가 몰리는 순간에도 끊김 없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합니다.

영국 애드테크 기업 요스페이스(Yospace)가 대표 사례입니다. 요스페이스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이 자사가 광고 수익화를 지원하는 여섯 번째 월드컵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초 열린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는 17일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1대1 맞춤형 광고 54억건을 송출하며 대규모 라이브 스포츠 행사에서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거리에 게재된 2026 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광고./EPA 연합뉴스

광고 형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2001년 노르웨이에서 스포츠 베팅 데이터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나스닥에 상장한 스포트레이더(Sportradar)는 월드컵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브랜드와 베팅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경기 데이터와 경기 흐름에 따라 광고 문구와 영상을 자동으로 바꾸는 기술을 결합한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기간 광고 집행 효율을 높이려는 광고주에게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스포트레이더는 "유로 2024에서 이 방식을 적용한 광고주는 신규 가입자가 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월드컵이 광고비가 몰리는 행사를 넘어 애드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쇼케이스가 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TV를 비롯해 모바일, 온라인 스트리밍 등 시청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광고 노출과 효과를 통일된 기준으로 측정하는 것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광고단체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는 "광고 성과 측정 가이드에서 스트리밍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시청 데이터를 일관되게 확보하기 어려워 광고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