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035760)이 운영하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티빙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과징금 부과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규모 적자와 현금 감소로 재무 부담이 커진 티빙에 과징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OTT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주부터 티빙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가 끝난 뒤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티빙 유·무료 회원이 13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징금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이제 조사를 시작한 시점이라 조사 종료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사안에 따라 투입되는 인력 규모가 달라 사건마다 조사 기간이 다르다"고 말했다.
티빙은 3일 신원 미상의 해커가 데이터베이스(DB)에 침입해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공지했다. 이용자 아이디는 물론 이름, 생년월일, 성별, CI(연계 정보), DI(중복 가입 확인 정보), 휴대폰 번호(마지막 4자리 암호화), 이메일(도메인 제외 ID 부분 암호화), 환불 계좌번호(암호화), 비밀번호(단방향 암호화) 등이 유출됐다.
이 사건으로 티빙이 과징금을 부과받을 경우 재무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순손실이 약 507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콘텐츠 라이선스 등 무형 자산에 1696억원을 투자하면서 현금과 현금성 자산도 크게 줄었다. 2023년 말 1013억원이었던 현금·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143억원까지 감소했다.
부채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은 140.1%를 기록했다. 2021년 말 64.5% 수준이었던 부채 비율은 누적 적자가 쌓이면서 2024년 처음 10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0%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20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말에는 단기 차입금이 없었던 만큼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도 커졌다.
업계의 관심은 티빙이 부과받을 과징금 액수에 쏠리고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매출의 최대 3%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티빙의 지난해 매출액 4059억원에 3%를 적용하면 과징금 액수는 최대 121억원가량이다.
단, 유출 규모와 정보의 민감도, 회사의 과실 정도 등을 고려해 과징금 액수가 달라진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쿠팡은 과징금으로 지난해 매출(45조5000억원)의 1.5%에 해당하는 6246억8100만원을 부과받았다.
티빙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보안을 비용으로만 치부하는 기업의 안일함과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정한 가장 엄정한 수준의 과징금과 제재를 티빙에 부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OTT 사업자는 콘텐츠 경쟁력과 가입자 수로 평가받다 보니 투자 우선순위가 콘텐츠 확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안 시스템 투자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효과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아 비용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며 "티빙의 보안 투자 수준과 내부 통제 체계가 적절했는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빙 측은 "사고 확인 이후 필요한 대응 조치를 시행했고 정부와 관계 기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