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모여든 인파 앞으로 생수 수십 병과 커피, 간단한 먹거리가 놓였다. 지난주 치러진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다. 장시간 이어진 시위에 시민들은 음료와 간식을 나눠 먹으며 자리를 지켰고, 주변 카페와 편의점에도 주문이 잇따랐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모인 사람들이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홍인석

올림픽공원 일대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인근 자영업자들이 매출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주말 기간 대규모 공연까지 열리며 활기를 띠었지만, 자영업자들은 선거 현장의 혼란에서 비롯된 특수라는 점에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9일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와 경찰 등에 따르면 주말 이틀간 오후 8~9시 기준 올림픽공원에 몰린 인구는 2만8000명에서 4만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전날에는 20대가 33.6%로 가장 많았다. 투표지 부족 사태를 촉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판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장에 방문하거나 대기하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올림픽공원 인근 상권에도 손님이 몰렸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커피와 음료, 간식 등을 배달로 보내는 주문도 이어져 카페와 편의점 등 매출도 평소보다 늘었다고 한다. 공연과 스포츠 행사 수요에 의존하는 지역 상권 특성상 주말마다 매출 변동 폭이 큰 편이지만,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로 예상치 못한 인원이 몰렸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하이브(352820)의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까지 열리면서 자영업자들은 '이중 특수'를 누렸다. 엔하이픈을 비롯해 르세라핌, 지코, 하이라이트, 김재중 등 총 30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현장 관객과 온라인 시청자를 포함해 3만4000명이 페스티벌을 즐겼다. 공연 수요에 더해 투표지 부족 사태로 인한 유동 인구까지 겹친 것이다.

한 카페 점주는 "공연이 있는 주말은 원래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인데 이번에는 투표 대기 인원까지 더해지면서 평소 주말보다 매출이 20~30% 정도 늘었다"며 "오후 시간대에는 음료 주문이 몰려 재고를 추가로 준비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모인 사람들이 '재선거'를 외치고 있다./홍인석

매출 증가에도 올림픽공원 주변 자영업자들은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선거 관리 혼선에서 비롯된 특수인 만큼,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반응도 있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유동 인구 증가와 매출 증대보다는 선거 관리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눴다고 한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도 손님이 계속 들어와 평소 주말보다 장사는 잘됐다"면서도 "다만 지방 운영 방향을 가르는 선거에서 투표지 부족으로 문제를 제기하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았다"고 언급했다.

평일로 접어들면서 현장을 찾는 인원은 주말보다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일부 인원이 남아 '재선거'를 요구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상 규명을 예고했다. 경찰과 검찰은 이 대통령의 합동수사본부(합수본) 구성 지시에 따라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