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노피는 근로자가 일한 만큼의 급여를 실시간 마일리지로 적립해, 월급날 전이라도 365일 24시간 언제든 본인 계좌로 이체받을 수 있는 '급여 유동화(Earned Wage Access, EWA)'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이인후 대표가 2024년 창업했다.
이 대표는 과거 구글에서 근무하며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설계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익혔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페이액티브(Payactiv)' 같은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만큼 보편화된 서비스지만, 한국은 여전히 경직된 급여 체계에 갇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현장직이나 MZ세대 근로자들이 재정적 스트레스 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기술적으로 이미 일한 시간의 가치를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는 환경인데, 굳이 한 달에 한 번만 급여를 지급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며 "캐노피는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이미 벌어들인 급여에 대한 '타이밍의 권한'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캐노피의 가장 큰 차별점은 대출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의 소액 대출이나 카드론은 이용 즉시 신용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캐노피는 본인의 급여를 미리 쓰는 개념이기에 신용도 하락이 전혀 없다. 수익 모델 또한 대출 이자가 아닌 월간 구독료 방식을 채택했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수익과 동시에 근로자의 금융건전성을 우선시한 결정"이라며 "덕분에 사용자들은 재정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이는 기업의 이직률 감소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캐노피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기업이 도입해야만 쓸 수 있었던 기업대기업(B2B) 모델을 넘어, 근로자 개인이 직접 가입해 사용할 수 있는 기업대소비자(B2C)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비스 구조가 안정화되면서 주요 지표가 매월 약 3배 수준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B2C 론칭을 통해 이 서비스가 특정 집단의 복지를 넘어 하나의 대중적인 금융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일본 도쿄 시부야구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을 시작으로 오사카 정부와의 협업, 현지 기업들과의 실증 실험(PoC)을 진행 중이다.
IBK기업은행의 'IBK창공 구로' 프로그램 역시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 대표는 "창공 기간은 캐노피가 단순한 가능성에서 확신으로 넘어간 시점"이라며 "금융권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투자 연계 측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5년 뒤 한국 근로자들의 일상이 캐노피를 통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앞으로는 '월급날까지 버티는 삶'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겨도 당당하게 자신이 일한 대가를 꺼내 쓰고, 계획적인 재정 관리를 할 수 있는 시대, 캐노피가 그 표준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