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몇 천대 보급하고 끝나는 사업은 아닙니다. 난방 전기화 시대를 여는 첫 출발입니다."
지난 28일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제주에 구축한 '난방 전기화 센터' 개소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동나비엔(009450)은 나비엔 하우스 제주점에 센터를 새로 열며 난방·온수 전기화 사업 지원 체계를 가동했다.
센터 개소는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 확대와 맞물려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던 난방을 전기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난방 전기화'가 새계 곳곳에서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난방 부문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 518만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히트펌프는 공기나 땅속에 이미 있는 열을 실내로 끌어당기는 기술이다. 전기로 외부의 열을 실내로 옮겨 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와 결합하면 사실상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난방 등이 가능해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유럽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기반으로 히트펌프 보급이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에서 약 325만대가 팔렸다. 중국에서도 같은 기간 265만대가 가정에 보급됐다. 한국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히트펌프 확산 흐름이 북미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동나비엔이 제주도를 히트펌프 거점으로 삼은 데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정책 지원이 주효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월부터 '제주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 사업'을 전개해 상반기에만 1042가구를 모집한다.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거나 설치 예정인 단독·연립주택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를 지원한다. 통상 설치비가 1000만원에 달하지만 이번 사업 대상에 선정되면 설치 비용이 약 400만원으로 줄어든다.
경동나비엔도 변화에 발맞춰 히트펌프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사장은 "히트펌프는 기존 보일러 기술에 에너지 전기화를 접목한 새로운 한국형 난방 온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 센터에 제품 시연과 고객 상담, 고객 사용 데이터와 실증 운영 데이터 관리, 현장 서비스 대응 체제를 구축했고, 엔지니어 조직이 상주할 예정"이라며 "특히 제주도에서 이 사업이 시작된 만큼 설치와 서비스 인프라에 최선을 다해 경동나비엔을 선택한 고객이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세대 난방 기술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초기 설치비 외에도 기온이 영하로 크게 떨어지면 외부에서 끌어올 수 있는 열이 줄어 난방 효율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는 설치가 까다롭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만난 사용자는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히트펌프를 설치한 박용규(73)씨는 "기존 사용하던 기름보일러보다 편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스보일러와 달리 냄새가 없고 문을 닫으면 소리도 크지 않다"며 "기름보일러를 쓸 때는 난방비로 1년에 100만원이 들었지만 전기를 활용하니 그 정도까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사용량이나 방식에 따라 사용자마다 다르겠지만 지방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400만원으로 설치할 경우 4~5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테스트 결과 난방비도 평균 15~30% 절감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