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어(eyewear) 스타트업 블루엘리펀트가 젠틀몬스터 모방 논란 이후 다수의 디자인권을 출원·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자인권 등록 없이 제품을 판매하다가 모방 논란이 불거지자 지식재산권(IP)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블루엘리펀트 신제품 라인업./블루엘리펀트 제공

27일 지식재산처와 스타트업 업계 등에 따르면 블루엘리펀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디자인권 29건을 출원했다. 해당 디자인을 모두 '비밀 디자인'을 청구했고, 올해 3~4월 등록이 완료됐다.

비밀 디자인은 출원인이 디자인권 설정 등록일로부터 최대 3년 동안 해당 디자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도록 청구하는 제도다. 디자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침해를 예방하고 제품 사업화에 대한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주로 스마트폰·가전·자동차·패션 등 디자인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활용된다. 비밀로 유지되는 기간에 제3자가 디자인 내용을 알 수 없는 만큼, 침해가 발생하더라도 권리자는 침해금지청구 등에 앞서 상대방에게 디자인 등록 사실과 내용을 통지해야 한다.

아이웨어 업계에서도 비밀 디자인 등록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안경테나 안경다리 장식, 렌즈 형태 등 세부 디자인이 브랜드 정체성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수요가 있다. 젠틀몬스터 역시 출원·등록한 디자인권 690건 가운데 135건을 비밀로 등록했다. 공개한 디자인 중에는 선글라스와 안경, 모자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블루엘리펀트가 디자인권을 출원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블루엘리펀트는 '가성비 좋은 젠틀몬스터'로 불리며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일부 제품에 대해 자사 디자인 모방 의혹을 제기하며 2024년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검찰은 2023년부터 블루엘리펀트가 별도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젠틀몬스터 인기 제품을 모방해 선글라스 등을 판매했다고 판단해 지난 3월 전 대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블루엘리펀트의 디자인권 출원은 분쟁이 불거진 뒤인 지난해 11월부터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출원 과정에서 자사 제품 디자인 담당자를 창작자로 기재하기도 했다.

블루엘리펀트는 젠틀몬스터와 갈등 이전 디자인을 출원·등록하지 않은 이유로 산업 특성을 거론했다. 유행 변화가 빨라 개별 디자인을 모두 출원하기보다 시장 대응 속도를 우선하는 관행을 따랐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하고 브랜드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제도적 보호 필요성이 생겨 지난해 디자인 출원을 체계화했다"며 "지난해부터 제품 디자인팀을 구축해 다수의 고유 제품을 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출시 시점에 맞춘 정당한 경쟁을 담보하기 위해 비밀 디자인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며 "제품 출시 단계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디자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