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를린 마라톤 현장. 글로벌 운동 보충제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한복판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제품이 이틀 만에 완판됐다. 어센트스포츠가 운영하는 '얼티밋포텐셜' 이야기다.
신하종 어센트스포츠 대표는 최근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제품 자체로 선택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며 "국내에서 쌓은 제품력과 데이터가 해외 러너들에게도 그대로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 대표는 고려대 체육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2017년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다 2020년 어센트스포츠를 설립했다.
얼티밋포텐셜은 국제스포츠영양학회(ISSN) 논문을 기반으로 종목·운동 목표·운동 유형에 맞춰 성분을 설계한다. 핵심은 '순환 구조'다. 섭취 이후 퍼포먼스 데이터가 다시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제품은 점점 정교해진다.
이 같은 접근은 현장에서 바로 효과로 나타났다. 신 대표는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 원인이 훈련이 아니라 섭취 전략인 경우가 많았다"며 "제품과 타이밍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기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어센트스포츠는 현재 약 7만명의 고객 데이터와 국내외 68개 이상의 구단·기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신 대표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개인 목표별 최적 섭취 프로토콜'이 만들어진다"며 "이건 동일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따라올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센트스포츠의 데이터 기반 전략은 프로 스포츠 현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4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다수 프로구단이 얼티밋포텐셜을 사용하고 있다. 원료 단계부터 도핑 리스크를 배제하고 글로벌 인증을 확보한 점이 신뢰 확보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프로 레퍼런스는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반 고객이 제품을 선택할 때 '국가대표가 쓰는 브랜드'라는 사실이 강력한 신뢰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효과는 해외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신 대표는 "특히 동남아에서는 '한국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 포지션을 만들기 어렵다"며 "하지만 국가대표팀이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은 어센트스포츠의 미래 성장 축이다. 회사는 최근 태국 현지 웰니스 브랜드 CALX와 손을 잡았다. CALX가 현지 유통과 마케팅, 스폰서십을 책임지고, 어센트스포츠는 제품과 퍼포먼스 데이터를 공급한다. 현지 파트너의 실행력과 자사 기술을 결합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구상이다.
태국을 시작으로 국가별 전략도 세분화했다. 싱가포르는 프리미엄 제품 거점이자 아시아 허브, 인도네시아는 대규모 유통망을 활용해 매출 규모를 키우는 시장, 말레이시아는 할랄 인증을 기반으로 무슬림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확장 전략은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올해 동남아 4개국 유통망을 안정화하고, 2028년까지 할랄 인증을 확보해 중동 시장에 진입한다. 이후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현장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기존 시장이 보디빌딩 중심의 단백질 제품이었다면, 지금은 러닝·사이클·트라이애슬론 등 지구력 스포츠가 빠르게 성장하는 국면"이라며 "지구력 특화 라인업을 갖춘 브랜드는 아시아에 많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어센트스포츠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웨어러블·운동·섭취 데이터가 결합되면, 개인별 컨디션과 일정에 맞춘 섭취 계획부터 부상 예방, 회복 관리까지 통합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 단계에서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퍼포먼스 케어를 구독하게 된다"며 "매출 구조도 단품 판매에서 리커링(지속적인 수익창출) 서비스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시점, 그리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 매출 비중이 의미 있게 커지는 시점이 겹칠 때 회사는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센트스포츠는 2023년 9억원, 2024년 14억원, 지난해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4년 자사 제조 전환 이후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회사는 올해 국내 50억원, 해외 1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신 대표는 "지금은 '스포츠 뉴트리션' 하면 떠오르는 해외 브랜드들이 있지만, 5년, 10년 뒤에는 '아시아에서 시작된 그 회사'라고 하면 어센트스포츠가 떠오르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