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소비 현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이란 협상 교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물류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포장재와 각종 소모품 가격이 올랐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는 후식 음료 포장을 제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Chat GPT

23일 중견기업계 등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일부 매장은 중동 전쟁이 벌어진 뒤 후식으로 제공되는 커피와 녹차 등의 포장을 중단했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뚜껑 등 일회용 포장재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매장 이용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조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수출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반 부자재 단가가 3~4배 증가했다. 공급업체의 발주 거부로 원부자재 입고가 전면 중단되는 사례도 나왔다.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92.1%가 원재료 가격 인상 통보를 받았다. 폴리에틸렌(PE) 가격 인상 폭도 평균 13%로 나타났다. PE는 종이컵 내부 코팅이나 플라스틱 뚜껑·비닐봉투 등에 쓰이는 석유화학 원재료다.

현장에서는 종이컵 내부 코팅에 쓰이는 PE와 플라스틱 뚜껑·빨대·포장 용기 원가가 함께 오르면서 일회용품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쓰레기봉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쓰레기봉투 등에 쓰이는 석유화학 원재료의 기초 재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과 가격 인상 소문이 겹치며 한때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경기도의 한 유아용품 매장이 종량제 봉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형 쓰레기 배출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홍인석

정부는 쓰레기 봉투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고정비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쓰레기 봉투 사용 최소화를 택했다. 영수증이나 비닐 등이 아닌 부피가 큰 쓰레기는 가정에서 버려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한 자영업자는 "플라스틱 컵이나 위생용품 등을 버리면 쓰레기봉투가 금방 차버릴 수밖에 없어 매장 내에 관련 안내문을 부착했다"며 "임대료나 공과금 등 고정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작은 지출이라도 아끼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면서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물류 불확실성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와 나프타 가격 변동성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해상 운임과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부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로 석유화학 기반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영업 현장 부담도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중심으로 비용 부담을 느꼈다면 최근에는 포장재·소모품·폐기물 처리 비용처럼 운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정 지출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정비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눈에 띄지 않는 영역에서라도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