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은 정리 습관대표는 지난달 13일 경기도 분당에서 인터뷰하며 공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공간을 비워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삶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며 옷장을 열게 된다. 두꺼운 패딩과 니트는 넣어두고 얇은 셔츠를 꺼내야 한다. 머리로는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맞벌이와 육아에 치여서, 신체 거동이 불편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이럴 때 도와주는 기업이 있다. 인공지능(AI)으로 공간을 분석하고 정리를 돕는 정리습관 이야기다. 루게릭병 환자부터 홀로 사는 노인지까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간다. 정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창은(42) 정리습관 대표는 "공간을 정리하는 것은 삶의 체계를 만들고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경기도 분당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인터뷰했다.

◇5000곳 넘는 공간 정리…"마음 회복을 도와드립니다"

정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회사에서 IT 기획 등의 업무를 하다 2023년 정리습관을 창업했다. 사업 초반 전단지를 돌리는 것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2800건의 공간 정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원룸부터 신혼집, 아이 방, 서재, 유튜버의 취미 공간, 기업 창고까지 다양하다. 그가 일을 하며 느낀 것은 공간을 비워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정리습관을 찾는 고객도 여럿이다. 1인 가구, 맞벌이로 육아하느라 기진맥진한 부부, 독거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적도 있다. 정 대표는 "물건을 치워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간이나 체력이 부족하거나 심리적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며 만족스러운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50대 루게릭병 환자를 꼽았다. 루게릭병은 근육이 서서히 위축돼 나중에는 사지를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이다. 그는 "고객이 병에 걸려 주변을 정리할 수 없고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정리습관을 찾았다"면서 "공간을 재설계하니까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 같다는 피드백을 줬는데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반대로 어려운 일은 없었을까. 서비스를 신청하고 막상 물건을 버리는 것을 힘들어하는 고객도 있다고 한다. 그는 "'언젠가 쓰지 않을까?' '추억이 있는 물건인데...'라는 생각에 짐을 버리지 못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쌓여 있는 물건 때문에 하루를 망치는 대신, 주변을 정리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삶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정리습관은 2800건의 공간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AI로 공간 분석…물건 분류, 수납부터 쓰레기 배출까지

정리습관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이 웹사이트를 통해 공간 사진을 올리면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시간, 비용 등 견적을 내준다. 이후 현장 전문가가 방문해 물건을 분류하고, 찾기 쉽게 수납하고, 불필요한 쓰레기는 배출한다. 사진을 직접 올리지 않아도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정리습관은 현재 900여 명의 현장 매니저가 일하고 있다. 대부분 30대~50대 경력 보유 여성이다. 모두 정리 전문가 자격증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모든 현장 매니저는 오프라인에서 교육을 받는다"면서 "고객의 상황에 맞춰 옷장이나 주방, 원룸 정리 등 각각의 강점이 있는 매니저를 연결한다"고 했다.

정리습관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전, 세종 등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앞으로 경상도, 전라도 등으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매출은 3억원대 수준이다.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창업 육성 프로그램 'IBK 창공'에 참여하며 인사, 노무, 재무 등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리습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정 대표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바로 떠오르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간을 잘 관리해드리고, 고객들이 그 공간 안에서 지친 삶을 회복하고, 이전보다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