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고용 중심 평가에서 나아가 소상공인의 사회·문화적 가치까지 반영하는 통합 평가 체계가 올해 마련될 전망이다. 소상공인 정책을 설계·집행하는 과정에서 매출 규모나 고용 인원 등 일부 경제지표에 치우쳤다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소상공인 사회적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 정책에 반영하려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뉴스1

7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통합한 '소상공인 생태적 가치'의 개념 정립과 계량화 모델 구축에 나섰다.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체계와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 지원 필요성을 도출하고, 통계와 정책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방법도 마련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을 지역사회 기반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효과가 있어 향후 정책 기준과 예산 배분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사업은 인태연 소진공 이사장이 취임 이후 핵심 과제로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을 영세 사업자가 아닌 경제와 공동체를 지탱하는 '사회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인 이사장은 1월 취임 이후 "소상공인의 가치를 경제적 효용성에 맡길 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같이 가야 한다"며 "외국서 관광 오는 분들이 저녁에 혼자 다닐 수 있는 것은 소상공인이 상권에서 안전망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국내에서 소상공인의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해 정책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려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소진공에 포진된 연구진을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외부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 가치 계량화라는 특성상 관광·사회학·지역경제 등 여러 분야의 분석 역량이 요구되고, 지역 공동체 유지, 관광 매력도 등 비시장 영역까지 포함해 계량화하는 방식은 정책적으로도 새로운 접근인 만큼 내부 연구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상공인 사회·문화적 가치는 정량화가 쉽지 않은 영역이 많아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에 따라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공동체 유지, 문화 형성 등 정성적 요소 비율이 큰 데다, 기준과 방법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지역별 특성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특히 치안·공동체·문화적 가치 등은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쉽지 않아 과도한 해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향후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해 의의와 한계 보완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