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056190)(SFA)가 이차전지 업황 둔화와 주요 고객사 파산이라는 충격을 딛고 'AI 자율제조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인 DY홀딩스의 주식담보대출 구조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함께 살펴볼 변수다. 주식담보대출은 최대주주 측 자금조달 방식이지만, 주가 하락 시 담보비율 상승으로 추가 담보 제공 또는 상환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지주사 유동성 관리와 지배구조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픽=정서희

◇배터리 충격 딛고 포트폴리오 재편…자율제조·반도체·해저케이블 확장

SFA는 2024년 유럽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 파산 여파로 연결 기준 4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8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이차전지 업황 둔화로 관련 매출은 2024년 4843억원에서 2025년 3053억원으로 줄어든 가운데 RMH(유통·기타 제조) 부문이 빠르게 성장했다. 해당 부문 수주잔고는 같은 기간 727억원에서 2923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다.

SFA는 단순 장비 공급 기업에서 벗어나 '자율제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는 2030년까지 사람 개입 없이 공장이 스스로 운영되는 '레벨5 완전자율 제조' 시스템 구축이다.

현재는 무인운반차(AGV)와 자율이동로봇(AMR)에 로봇팔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자율복구와 자율최적화 기능을 포함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빠르면 내년부터 일부 기술을 기존 장비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 사업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용 3D 배선 형성 장비와 플립칩 본딩용 비파괴 CT 검사기, 웨이퍼레벨패키지 검사 장비 등을 개발 중이며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책과제로 진행 중인 AI 기반 HBM 비파괴 검사장비 역시 2028년 상용화가 기대된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맞춰 해저케이블 제조 장비 시장 진입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관련 장비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약 2900억원 규모 수주를 확보했고 이 가운데 해저케이블 장비가 약 1200억원 수준이었다"며 "올해는 미주와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190억 주담대·지주사 유동성 구조…지배구조·회계 변수 병존

다만 최대주주 측 주식담보대출 구조와 지주회사 유동성 여건, 진행기준 매출 인식 비중, 영업권 손상 가능성 등 재무·회계 측면에서 함께 점검해야 할 변수도 있다.

원진 SFA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DY홀딩스는 현재 SFA 주식을 담보로 약 119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운용 중이다. 보유 지분 가운데 약 28.18%가 금융권 담보로 설정돼 있다. 원 부회장은 동양엘리베이터(현 DY홀딩스) 창립자 원종목 회장의 차남으로, 2008년 SFA를 인수했다.

국내 주요 기업집단 오너일가와 비교하면 담보 설정 비율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대 그룹 오너일가의 보유주식 가운데 평균 44.8%가 담보로 제공돼 있다.

다만 투자회사형 지주 구조 특성상 보유 지분 가치 변동이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DY홀딩스는 총자산의 약 94%(5130억원)가 자회사 지분인 데다 유동자산(27억원) 대비 단기차입금(942억원) 비중이 높다.

SFA 실적 구조 역시 일부 회계적 추정에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6309억원 가운데 약 51%는 진행기준 방식으로 인식됐다. 장기 프로젝트 중심 사업 특성상 공정률과 원가 추정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변수는 과거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약 1189억원 규모의 영업권이다. 일부 자회사에서는 이미 약 109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향후 반도체와 이차전지 투자 사이클 둔화가 이어질 경우 추가 손상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