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035760)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왓챠 인수를 타진한다. 콘텐츠 스타트업과 재무적 투자자(FI·PE) 중심으로 진행이 예상됐던 인수전에 CJ ENM이 뛰어들면서 왓챠 회생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왓챠 로고

30일 엔터테인먼트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주 왓챠 매각 주간사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향서 제출만으로 인수가 확정되진 않는다. 서울회생법원 주도 아래 왓챠 실사를 거쳐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계약 체결 등 절차가 진행된다.

이번 회생 절차는 인수자를 내정하고 경쟁 입찰로 좋은 조건을 제시할 다른 인수자를 찾는 '스토킹호스' 방식이 아닌 공개 경쟁 입찰로 진행됐다. CJ ENM 외에도 다른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초기 단계부터 다수의 잠재 인수자가 참여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CJ ENM 측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복수의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다만 실사 이후 의사를 철회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새 후보가 나타날 수 있어서 누가 인수를 한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왓챠 인수전은 스타트업과 재무적 투자자(FI)를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상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인수 의사를 밝혔고, 콘텐츠 대기업들이 참여가 불투명했다. 키노라이츠는 콘텐츠 리뷰·평가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영화 유통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왓챠와 사업 접점을 확보할 여지도 있다.

다만 키노라이츠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5억~19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단독 인수는 어려운 상황이라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의 모습./뉴스1

CJ ENM의 인수의향서 제출을 계기로 왓챠의 회생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J ENM이 콘텐츠 제작과 유통 전반에서 경쟁력이 있고, 자금 동원력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자회사 티빙으로 OTT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플랫폼 운영 경험과 사업 이해도도 높다.

당초 CJ ENM은 티빙과 지상파 3사가 모인 웨이브 합병으로 OTT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계획을 구상했다. 그러나 티빙 주요 주주인 KT가 웨이브 합병에 동의하지 않아 지지부진하자 왓챠 인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왓챠를 품게 되면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보탬이 될 수 있고,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 구도에서도 존재감을 키워나가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수 실사 과정에서 왓챠 재무·사업 구조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생 절차 기업 특성상 누적 손실 규모와 부채 구조에 따라 인수의향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최종적으로는 인수가격 뿐 아니라 자금 조달 능력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종합해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법원의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왓챠는 2011년 설립돼 영화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영화 평점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력을 잃었고, 유동성 위기까지 겪으며 지난해부터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