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 8억명을 금융 플랫폼 '트루밸런스' 고객으로 확보하겠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어피닛'의 이철원 대표는 지난 18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다음 단계'를 강조했다. 인도 시장 진출 12년 만에 고객 1억2000만명을 확보했지만, 이 대표는 이를 끝이 아닌 출발점으로 규정하며 '제2의 성장'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1억2000만명은 의미 있는 숫자지만, 인도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는 8억명 수준"이라며 "이 시장을 얼마나 깊이 파고들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승부"라고 말했다.
어피닛은 인도 중앙은행(RBI)의 비은행 금융사(NBFC) 인가를 받은 플랫폼 기업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AI 기반 금융 플랫폼 '트루밸런스'는 결제, 대출, 보험을 하나로 묶은 생활형 금융 앱이다.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중산층과 금융 소외 계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입니다. 디지털은 빠르게 성장하는데 금융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12년 전 인도를 선택한 이유다.
서울대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삼성과 SK 계열사를 거친 그는 통신과 모바일 인프라가 소비자 삶을 바꾸는 과정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이후 성장성이 큰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 인도에서 어피닛을 창업했다.
현재 트루밸런스는 약 1억2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700만~800만명, 누적 금융 상품 중개 금액은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잠정 매출은 1650억원,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날 인터뷰는 한국에서 진행됐지만, 그의 시선은 줄곧 인도를 향해 있었다. 이 대표는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 전날에도 인도 현지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진행했다.
"인도는 법적으로 기업 이익의 2%를 CSR에 사용해야 합니다. 단순 기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바일 금융 접근성과 이해력을 높이는 교육을 합니다. 동시에 트루밸런스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알립니다."
이 대표는 어피닛의 핵심 경쟁력으로 AI와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인도 핀테크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금융 이력이 없는 고객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10년 이상 축적한 스마트폰 사용 패턴, 통신·결제 이력 등 비정형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어피닛은 지난달 32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했다. 프리 IPO 성격의 투자로, 인도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자금이다. 이 대표는 "이제 인도에서 제2의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전략은 명확하다. 인도 시장을 더 깊게 파고든다. 파트너 금융사를 확대하고, 기존 결제 중심 서비스에서 보험·보장성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동시에 생성형 AI 기반 고객 분석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고도화한다.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술 기업인 만큼 코스닥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이 미국 나스닥처럼 기술 기업 중심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피닛은 인도 시장을 기반으로 동남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 대표는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 금융 인프라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인도에서 검증한 모델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인도에서 성공한 회사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K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