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산업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지금부터 배우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AI 시대의 다음 장을 준비해야 합니다."
안띠 클레모라(Antti Kleemola) 핀에어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지난달 24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핀에어는 1923년 설립된 핀란드의 국적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적자 전환했던 핀에어는 코로나19 유행 종료와 AI 체계 완성도에 힘입어 2023년 한화로 31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2024년에도 한화 약 258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는 약 1055억원의 이익을 내며 사상 최고의 4분기 실적을 냈다.
핀에어는 '일상 AI', '가치 중심 AI', '게임 체인저 AI' 등의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전체 항공권 약 70%를 디지털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AI로 구축한 시스템이 교통 상황과 바람 등 상황을 계산해 최적 비행 경로를 찾아 연료 효율과 운항 안정성을 개선했다.
100년이 넘은 보수적인 항공 산업도 AI를 통해 체질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특히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민첩한 기술 도입과 빠른 실험·확산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클레모라 CDO가 있다. IT와 디지털 분야에서 2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전문가다. 다양한 기업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약 4년 전부터 핀에어 최고디지털책임자로 재직하며 항공사의 디지털 전환과 AI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핀에어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디지털 기술을 통한 운영 혁신과 고객 경험 개선을 이끄는 중이다.
그는 "핀에어 홈페이지에 적용된 AI 기반 고객 응대 시스템은 현재 전체 고객 문의의 약 60%를 자동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고객 응답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수치고, 고객 만족도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챗봇의 고객 만족도는 0~5점 기준 약 2점 수준이었지만, AI 기반 시스템 도입 후 만족도가 3.7점으로 상승해 실제 상담원과 유사한 수준에 근접했다"며 "AI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클레모라 CDO는 AI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에 필요한 키워드로 시작과 데이터, 집중을 꼽았다. 특정한 시기나 환경을 기다리지 말고 여건이 되는 대로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AI는 실험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데이터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가치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집중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힘은 결국 학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핀에어는 AI 도입 과정에서 스타트업과 협업도 도모했다. 실제 실로AI(Silo AI)와 항공편 지연 가능성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과거 정시 운항 데이터와 활주로 수용 능력 등을 예측하고 기상 예보를 활용해 날씨가 항공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지연이 예상되면 이를 알려준다. 항공사는 운항 차질에 사전에 대비하고 고객 여행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로AI는 2024년 AMD에 인수되며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클레모라 CDO는 "이미 다른 산업에서 검증된 사례와 실적이 있다면 협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항공 산업은 안전과 보안이 핵심인 만큼 신뢰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에도 새로운 시도를 계획해 나갈 예정"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계속해서 시도하고 발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