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논의 과정에 소상공인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인 이사장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새벽배송 관련 논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소상공인도 고민 주체로 참여시켜야지, 국회에서 의원들끼리만 하는 논의에는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유통 경쟁 속도가 빠르면 대기업 간 경쟁을 부추기고, 결국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인 이사장은 "대기업 경쟁이 격화되면 중간에 있는 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유통 시장은 이미 과잉 상태로, 사회적 조절 기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인 이사장은 과거보다 소상공인이 어려운 여건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8년 7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 아래 신설된 자영업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인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 규모가 크게 확대되며 자영업 여건이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벽배송까지 확대되면 현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전통시장 상인들 역시 정책 확대에 반대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이 지키고 있는 골목 상권을 경제 논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도시 치안 유지나 관광 매력 형성 등 소상공인 상권이 만드는 사회적 가치가 크다"며 "자연 생태계의 습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통시장은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대형 유통보다 가격이 20~5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인 이사장은 "치안 안정성의 관광 효과 등 다양한 요소를 돈의 가치로 환산하는 연구를 올해 안에 시작할 것"이라며 "박사급 연구 인력을 갖춘 소진공 연구소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사꾼 출신으로서 시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소상공인이 하루라도 더 장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