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이른바 '불법 브로커'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 사업 신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양을 대폭 줄인다. 중소기업 부담을 덜고 불법 브로커 개입 여지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불법 브로커 개입이 잦았던 사업계획서 작성에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불법 브로커는 정부 정책 자금이나 연구·개발(R&D) 지원금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과도한 성공 보수 요구, 기관 사칭 등 부당 행위를 일삼는 주체를 뜻한다.
중기부는 6일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개최했다. 불법 브로커와 같은 제3자 부당개입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 기관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경찰청, 금융감독원도 함께 참여해 정보 공유와 수사·조사 등 공조 체계도 구축했다.
중기부는 지원 사업을 준비하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신청 서류를 감축한다. 평균 9개의 신청 서류를 4.4개로 줄이고, 관행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는 폐지한다. 창업 유지 동의서와 확약서 등 심사 과정에서 필요 없는 서류는 사업 선정 이후 제출하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가령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신청 시 제출해야 했던 사업자등록증명원, 납세증명서, 표준재무제표 등 서류 7개는 행정 정보 연계를 통해 자동으로 제출되는 체계를 구축했다. 개인 정보 제공·이용 동의서와 같은 절차성 문서는 앞으로 온라인으로 처리하면 된다.
중기부는 이 같은 체계로 연 114만개 신청 기업의 서류 524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서류 1개당 제출 시간을 3분으로 가정했을 때 약 43만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대상 사업 중 60%는 서류 감축과 공고를 마쳤고, 나머지 40%는 3월 이후 행정안전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불법 브로커가 주로 개입했던 사업계획서 작성에 AI를 도입해 중소기업의 행정 부담을 낮춘다. 기업이 사업계획 단어를 입력하면 AI가 학습한 기업 정보와 지원 사업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초안을 작성한다.
향후 관건은 불법 브로커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다. 브로커와 컨설턴트 경계가 모호해 법제화를 통해 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방침이다. 통상 컨설턴트는 정부 지원 사업 신청과 기업 운영에 필요한 조언을 제공하고 협의한 수수료를 받지만, 브로커는 정부 지원금을 최대한 끌어내 일부 몫을 취하는 등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
중기부는 ▲신청 서류에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재하는 행위 ▲지원 자격 미달에도 허위 대출을 약속하는 행위 ▲부정 청탁 ▲정부 협력 기관 사칭 등으로 부당 행위 유형을 구분한 상태다.
박용순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불법 행위를 정의하고 법에 근거해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 중 일정 수수료를 내고 정당한 컨설팅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컨설팅 등록제'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법 브로커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은 물론 중소기업 편의를 위한 작업들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