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전문 기업 세라젬이 동종 업계 중소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법원이 등록된 세라젬의 특허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침해를 다툴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라젬 제품이 CES 2025 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세라젬 제공

3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세라젬은 2023년 4월 A사가 자사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낸 소송을 지난달 20일 취하했다. A사는 2016년 설립돼 온열 마사지 침대 등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으로 매출은 약 20억원 안팎이다.

세라젬이 문제 삼은 특허는 '인체 스캔 기능을 갖는 온열치료기 및 이를 이용한 인체 스캔방법'이다. 모터가 사용자의 척추를 따라 이동하면서 부하량을 측정하고, 모터에 걸리는 힘의 변화량을 분석해 척추 전체 길이, 각 마디의 상대적 길이와 위치 등의 데이터를 산출하는 방법을 설명한 내용이다. 세라젬은 A사가 척추 마사지기를 판매하면서 해당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A사는 소송 대응 차원에서 특허심판원에 세라젬 특허의 효력을 다투는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A사는 해당 특허가 '발명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적혀 있을 것'이라고 규정한 특허법을 위반했고, 세라젬 특허에 포함된 데이터와 변화량이 무엇인지 불분명해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특허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허권의 필수 요건인 신규성과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냈다. 이미 유사 특허들이 존재한 만큼, 사용자 척추에 대한 정보는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생성할 수 있어 특허를 무효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특허심판원은 2024년 7월 A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기술이 기존 마사지기와 달라 단순 결합으로 쉽게 도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사는 특허심판원 결정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 분쟁은 특허심판원 심결(審決)에 불복하면 특허법원, 대법원으로 이어진다.

2심 격인 특허법원 판단은 달랐다. 특허법원은 지난해 7월 "해당 특허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며 특허 등록이 무효라고 결론 냈다. 특허가 무효가 되면 특허심판원 심결이 취소되고 세라젬도 '특허권 침해'를 주장할 근거가 사라진다.

당시 재판부는 세라젬이 특허라고 주장한 기술이 기존 마사지·온열치료기 특허들을 결합한 수준에 불과해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도출할 수 있다며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모터에 걸리는 힘의 변화량을 분석해 사용자의 척추 정보를 파악하는 방식, 척추를 따라 장치를 이동시키는 구조 모두 이미 공개된 기술이라 이를 결합하기 어렵지 않다고 봤다.

세라젬은 재차 법적 판단을 받기 위해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상고를 기각하고 특허 무효 판결을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A사뿐 아니라 이미 여러 회사가 '척추 스캔'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정 회사의 독점 기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과"라고 말했다.

세라젬 측은 "법원에서 권고해 소송을 취하한 것"이라며 "여러 쟁점이 있어서 각각의 쟁점에 대해 추가로 따로 소송을 제기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