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가 유럽연합(EU)이 도입한 '유럽 소매 수도(European Capitals of Small Retail)' 정책을 주목하며, 한국의 지역경제 정책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모 교수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은 2000년대 이후 크리에이터와 소상공인이 도시 혁신을 주도하며 서울 홍대, 성수동과 같은 세계적 명소를 만들어왔고, 전통시장 육성과 상권 활성화 정책도 오랫동안 추진해 왔다"면서도 "이를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정책적 전환은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상공인 도시 지정은 한국이 먼저 시도할 수 있었던 정책"이라고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소매 수도' 첫 시상식을 열고, 선도 도시로 이탈리아 실란드로, 활력 도시로 포르투갈 칼다스 다 라이냐, 비전 도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각각 선정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동네 상권을 강화하고 로컬 소매업을 보호하며 커뮤니티 중심의 생활 환경을 조성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형 체인이 아닌 소규모 상점이 도시 중심부의 활력을 만든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유럽 소매 수도는 유럽의회가 시민 청원을 바탕으로 제안한 사업으로, 소상공인을 지역경제의 핵심 주체로 보고 지역 활력과 문화적 정체성,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럽이 그동안 '유럽 문화 수도'와 '문화창조도시 모니터'를 통해 문화·창조 산업 중심의 도시 정책을 추진해 왔다면, 유럽 소매 수도는 축제나 이벤트가 아닌 일상적 소매 공간과 로컬 비즈니스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모 교수는 "유럽은 소매업을 단순한 상업 활동이 아니라 문화적 정체성과 지역 경제 회복력의 핵심 요소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 중인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을 참고해 정책적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