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조기 사망 위험이 가족과 함께 사는 다인 가구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과 영국의 대규모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과 조기 사망 위험 모두에서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메이요 클리닉 회보(Mayo Clinic Proceedings)에 게재됐다.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윤재승·이준엽·이승환·한경도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약 244만명)와 영국 바이오뱅크(약 50만명)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동·서양 1인 가구의 건강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다인 가구와 비교해 1인 가구의 '전체 사망 위험'은 한국에서 25%, 영국에서 23% 높게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전에 사망하는 '조기 사망 위험'은 한국 1인 가구에서 35%, 영국 1인 가구에서 4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독거 기간이 5년 이상일 경우 사망 위험이 더 커지는 경향도 보였다.
연구팀은 1인 가구의 사망 위험 증가 요인으로 ▲저소득 등 경제적 요인 ▲외로움·우울과 같은 심리적 요인 ▲흡연·비만 등 생활 습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소득 수준이 사망 위험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기여도는 약 42.3%로 나타났다.
다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할 경우 사망 위험은 크게 낮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흡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모두 실천하는 1인 가구는 그렇지 않은 1인 가구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57%, 조기 사망 위험은 44% 낮아졌다.
연구팀은 1인 가구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의 보호 효과가 다인 가구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났고, 생활 습관 개선이 독거로 인한 건강 취약성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1인 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인 인구사회학적 변화"라며 "이번 연구는 독거로 인한 고립과 생활 습관 악화가 건강에 미치는 핵심 변수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