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계열사 선진(136490) 소액 주주들이 불투명한 자금 운용과 주주 환원 정책 부재를 문제 삼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회사가 대규모 잉여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 가치 제고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선진 CI./선진 제공

30일 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전날 김진한 소액 주주 대표는 선진 측에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청구서를 보냈다. 회사가 이를 거부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도 검토할 예정이다.

주주들의 문제 제기는 유보금에서 출발한다. 선진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약 3545억원, 주식발행초과금까지 포함하면 회사가 보유한 잉여 자금은 약 5400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가총액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반면 배당 규모는 영업이익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견해다.

또한 주주들은 과거 1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외환 투자 등으로 손실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투자 결정 과정과 책임 소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제재를 받은 이력을 거론하며 일부 주주들은 내부 거래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을 포함한 하림지주 계열사들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을 보이며 시장 평가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소액 주주들은 낮은 배당 성향, 사주 정책 부재 등으로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소액 주주 연대는 회사가 장부 열람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등 지배 구조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최근 주주 권리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고, 작년에 개정된 상법에 따르면 이사들이 대주주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다른 주주들에게 계속 손해를 끼치는 행위는 책임이 따른다"며 "선진 사례는 알짜 회사를 거느리고도 주주 환원에 인색했던 식품·사료 중견 그룹들에 '주주 행동주의'가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