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 회장. /KAIA 제공

"초기 투자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립스(LIPS)'와 지역 투자 그리고 '벤처 스튜디오' 모델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 회장은 29일 부산 아티스호텔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투자자 서밋'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전 회장은 먼저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산업이 빠른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2017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AC가 집행한 누적 투자금액은 3조805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초기 창업기업 투자 비중이 65%를 차지해 AC가 초기 투자 시장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등록 AC 수 역시 2017년 37개사에서 2025년 말 500개사로 크게 늘었다.

다만 전 회장은 이러한 성장 이면에 시장 양극화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투자 실적과 역량을 갖춘 일부 AC에 자금과 기회가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AC는 단순 투자를 넘어 초기 기업을 직접 키우는 보육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팁스(TIPS)와 립스의 병행 활성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팁스를 통해 연구개발(R&D) 자금과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문화·라이프스타일·로컬 분야는 립스를 통해 육성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립스는 유망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제품 개발과 사업 고도화 등 기업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민간투자 연계형 육성 프로그램이다. 현재 립스 운영사는 2025년 30곳에서 올해 90곳으로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이번 행사를 부산에서 개최한 데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구조를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출발점"이라며 "팁스만큼 립스도 활성화해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역시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되며, 부산을 포함한 여러 지자체로 지역 매칭형 펀드가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회장은 향후 AC 산업의 방향으로 역할 분담과 공존을 제시했다.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스케일업 투자를 담당하는 '벤처캐피털(VC)형 AC'와 초기 기업 발굴과 보육을 통해 생태계 저변을 넓히는 '일반형 AC'가 각자의 역할에 맞게 분화돼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화성 회장은 벤처 스튜디오(컴퍼니 빌딩)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제도 개선으로 AC의 자회사 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AC가 사업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회사를 만들어 키우는 벤처 스튜디오 모델을 통해 보육·투자·회수·재투자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