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은 고용허가제(E-9)에서 사업장 변경을 1~2년간 제한한 뒤 허용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전경./뉴스1

중소기업중앙회는 28일 '외국인력(E-9) 사업장 변경제도 개편 관련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사업장 변경 제도 개편 방향과 관련해 '2년간 변경 제한 후 자유 이동 허용'(31.6%), '1년간 변경 제한 후 자유 이동 허용'(19.7%) 등 제도 변경이 적합하다는 응답이 51.3%로 집계됐다.

'현행 유지(초기 3년간 사업장 변경 제한)'는 48.7%로 나타났다. 단일 응답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사업장 변경 완화 제도 개편과 관련해 중소기업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3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행 제도에서 고용허가제(E-9) 외국인 근로자는 최초 근무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해야 한다. 단, 사용자의 해고·계약 해지·근로조건 위반·부당한 처우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장 변경 제한이 외국인 근로자의 이동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따라 노사정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외국인력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가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의 74.5%는 현행 제도하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변경 요구 시점은 입국 후 '1년 이내'가 71.4%로 가장 많았다. 이 중 '3개월 이내'에 변경을 요구받은 경우가 34.6%로 집계됐다.

입국 후 3개월 이내 변경 요구 비율은 비수도권이 37.8%로 수도권(29.5%)보다 8.3%포인트 높았다.

사업장 변경 제한 완화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는 '영세 중소기업의 인력난 심화'가 61.3%로 가장 높았다. 비수도권에선 이 비율이 65.4%로 수도권(54.9%)보다 10.5%포인트 높았다. 지역 중소기업은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도 완화가 불가피할 경우 필요한 보완 정책으로는 '이직자 발생 시 해당 기업에 E-9 인력 우선 선발'(60.6%)과 '사업주 귀책 사유가 아닌 근로자 책임이 명확한 이직에 대한 페널티 부여'(59.5%)를 꼽았다.

'기숙사 설립·운영비용 세액감면 등 중소기업 지원 확대'(45.3%)와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이력 공개'(40.9%)에 관한 응답도 많았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사업장 변경이 자유로워지면 영세 중소기업과 인구 소멸 지역의 인력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