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정부 지원 사업을 준비하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불법 브로커의 부당 개입을 막기 위해 면책 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응 체계를 손질한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뉴스1

중소벤처기업부는 12일 세종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중진공과 기술보증기금 등 총 15개 기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았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첫 업무 보고에 나선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에게 "제3자 부당 개입은 오래된 문제인데, 올해 기존 대응 체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이사장은 "불법 브로커는 처벌 규정이 없고, 신고를 해도 별로 실익이 없었다"며 "신고 제도를 활성화해 소액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신고하면 이익이 생긴다는 점을 주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진공에 따르면 지난 6년간 불법 브로커 신고 건수는 29건에 불과하다. 불법 브로커들은 '컨설턴트'라는 이름으로 기업에 접근해 정부 지원금을 최대한 끌어내 일부 몫을 취하는 등 사적 이익을 극대화한다. 정부 지원 사업 신청과 기업 운영에 필요한 조언을 제공하고 협의한 수수료를 받는 '컨설턴트'와는 다르다.

강 이사장은 "나쁜 의도를 가지고 불법 브로커 활동하는 사람은 경찰청 등에 고발해서 제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지역 본·지부에 팀장급으로 담당자를 지정해 신고를 독려하고 중요 기업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책 조항도 신설한다. 그간 정부 지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 브로커의 도움을 일부 받은 기업은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했다. 중진공은 올해 기업과 관계자들이 부담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신고 시 제재를 가하지 않는 면책 조항을 마련했다.

노 차관은 "고발할 경우 본인이 피해를 입어 망설이는 부분이 많았는데 면책 제도로 신고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해 달라"고 언급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도 중진공이 운용하는 정책 자금 4조600억원이 필요한 기업에 제대로 지원되기 위해서는 불법 브로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꽤 많은 신고 센터를 운영했지만 실효성 있게 움직이지 못했다"며 "올해는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법제화 등 가용 수단을 동원해 잡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류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불법 브로커가 소상공인까지 확대했고, 주변을 보면 공공기관 행세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받는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서류 작업을 할 겨를이 없고, 자금 내용이나 신청 방법을 따로 공부할 수도 없다"며 "브로커들이 기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려면 서류 제출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