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가 전년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환경은 일부 개선됐지만, 투자가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소수 딥테크 분야에 집중되며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더브이씨 제공

2일 스타트업 자본시장 데이터베이스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투자 건수는 총 1155건, 투자 금액은 6조57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투자 건수는 30% 급감했고, 투자 금액은 5.3% 감소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더브이씨가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투자 정보와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투자 라운드별로 보면 초기 투자 위축이 두드러졌다.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 A까지의 초기 라운드 투자는 847건, 1조9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투자 건수는 40.4%, 투자 금액은 29.2% 감소했다. 반면 중·후기 라운드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증가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IPO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프리 IPO 라운드 투자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프리 IPO 투자 건수는 56건으로 전년 대비 33.3% 증가했고, 투자 금액은 8632억원으로 85.5% 늘었다. 금융위원회가 바이오 분야에 한정됐던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AI, 우주산업, 에너지 등 핵심 기술 분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점도 IPO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는 AI 중심의 투자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AI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며 전체 투자 금액 증가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전체 벤처 투자에서 AI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9.4%에서 지난해 23.6%로 크게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 투자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벤처 투자 가운데 AI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85%까지 확대됐다.

또한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는 강세를 유지했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쇼핑과 금융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 반면 콘텐츠와 게임 분야는 투자 선호도 변화와 수익성 부담 등의 영향으로 투자 규모가 크게 줄며 산업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더브이씨 관계자는 "글로벌 긴축 종료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 민간 벤처 모펀드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자금 여건은 일부 개선됐다"며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실제 투자는 AI·반도체·바이오 등 딥테크 중심의 소수 검증된 기업에 집중되는 '완만한 완화, 강한 편중'의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