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뉴스1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29일 열린 'KOSI 심포지엄'에서 "고금리·고물가의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단기 처방을 넘어 중장기 관점에서 핵심 리스크를 진단하고 선제적으로 정책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분야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도출한 '2026년 중소기업·소상공인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2026년 중소기업·창업벤처·소상공인 현안 점검과 정책적 대응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제시한 10대 이슈는 기업 경영, 기술·환경, 정치·사회 등 3개 분야로 구분된다. 기업 경영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수출구조 다변화 ▲연기금의 벤처투자 제도화 논의 ▲소상공인의 글로벌 매출 기반 확보 ▲소상공인 사업구조 개선이 주요 과제로 선정됐다.

기술·환경 분야에선 ▲기업 간 디지털 기술 도입 격차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전환이 핵심 이슈로 제시됐다. 정치·사회 분야에선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단계적 법정 정년연장 ▲AI 활용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 공정화 등이 선정됐다.

선용욱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은 미중 자국우선주의 강화로 중소기업의 수출 구조 다변화가 필수적인 시기"라며 "연기금의 벤처투자 제도화와 소상공인의 글로벌 매출 기반 확보 등 대상별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권식 창업벤처혁신연구실장은 중소기업의 AI 전환과 관련, "획일적인 소프트웨어 지원에서 벗어나 로봇·자동화 등 현장 수요에 맞춘 디지털 전환과 AI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중소기업의 실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리빈 숭실대 교수는 "연기금 벤처투자 제도화는 성장 자본 확대의 정책적 기대가 있으나, 연기금의 수탁자 책임과 정책 목표간 충돌 위험이 상존한다"며 "운용사 풀 확대와 경쟁 촉진을 병행하고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원장은 "중소기업의 수출 다변화, AI 도입, 연기금의 벤처투자 제도화, 단계적 법정 정년 연장 등 이번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이 향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준비하는 데 의미 있는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