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인포그래픽. /중소기업벤처부

지난해 한국 벤처기업 전체 매출액은 236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66억8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억4000만원 늘었다. 평균 영업이익은 4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024년 기준 벤처확인기업 3만8216개사와 소셜벤처기업 3259개사를 대상으로 한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와 '소셜벤처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대한민국 벤처 30주년을 맞아 2021년 민간 주도로 전면 개편된 벤처기업확인제도가 현장에 안착한 이후 약 4년간의 변화를 종합 점검한 조사다.

중기부는 국내 벤처기업 총매출 규모가 삼성그룹(332조원), 현대차그룹(280조원)에 이어 재계 3위 수준으로, 벤처기업 집단이 하나의 독립적인 산업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고용 규모도 대기업 집단을 웃돌았다. 벤처기업 종사자는 82만8378명으로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 상시근로자 수(약 74만6000명)보다 8만2000여명 더 많았다. 벤처기업이 국내 고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벤처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율은 6.5%로, 일반 중소기업(0.8%)의 8배 수준이었다. 대기업(1.9%)이나 중견기업(1.2%)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기업당 평균 지식재산권 보유 건수도 12.8건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수출 비중도 확대됐다. 2024년 기준 벤처기업 중 수출기업 비중은 27.1%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순이었다.

중기부는 이런 성과가 2021년 2월 민간 주도로 개편된 벤처기업확인제도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종합 평가하는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형식적인 인증에서 벗어나 실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제도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간 투자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벤처 투자 유형' 기업 비중은 2020년 7.3%에서 지난해 20.1%로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6.2%, 평균 고용은 11.9% 증가했고, 지식재산권 보유는 70.6%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기업 비중은 6.2%포인트, 매출 대비 R&D 비율은 2.1%포인트 상승했다.

소셜벤처기업은 지난해 3259개사로 전년 대비 21.6% 증가했다. 평균 고용 인원은 19.8명이며, 78.5%의 기업이 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매출액은 30억80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고, 기업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한 비율도 60%를 넘겼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24/뉴스1

중기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벤처 정책 설계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발표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통해 벤처투자 활성화, 스케일업 지원, 인재 보상체계 개선, 지역 혁신 생태계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조사는 벤처 생태계의 현주소를 수치로 보여주는 자료"라며 "확인된 성과와 과제를 토대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