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누락되면 어떻게 될까. 부실 시공으로 이어져 자칫 붕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람이 공사 현장에서 철근 누락을 100% 발견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런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하는 기업이 있다. 스마트 감리(監理) 기술 기업 더블에스앤디티 이야기다. 최하진 더블에스앤디티 대표는 "AI로 건설 현장을 꼼꼼하게 관리하며 안전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철근 간격이 다른데요?"… AI로 발견한다
더블에스앤디티는 AI로 철근 구조를 감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철근 구조 감리는 구조 기술사가 한다. 설계도대로 시공하는지 확인하고 다르면 시정하거나 공사 중지를 요청한다.
최 대표는 "전국에 구조 기술사가 많지 않아 모든 공사 현장에 방문하기 어렵다"면서 "현장에 가도 부지 면적이 넓고 공사하느라 바닥에 구멍이 뚫린 경우가 많아 제한적인 부분만 검사하게 된다"고 했다.
이럴 때 AI를 활용할 수 있다. 공사 현장에서 헬멧에 달린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웹 플랫폼으로 보낸 뒤 AI로 분석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구글이나 네이버 지도처럼 웹에서 공간이 구현되고 철근 배근(配筋), 간격, 길이 등을 AI가 자동으로 인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이 3개~5개 층 가운데 한곳을 살폈다면 AI는 모든 층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면서 "사람이 미처 못 보고 지나치는 부분까지 원격으로 자동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감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안전 사고 예방에 도움 된다. 건물을 지으며 철근을 200~300㎜ 간격으로 이어 붙이거나 130~160도로 구부릴 때가 있다. 철근이 설계대로 됐는지 확인한 뒤 콘크리트를 붓고 공사를 이어간다.
최 대표는 "만약 철근 간격을 200㎜로 해야 하는데 400㎜로 돼 있다면 철근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AI가 이를 발견하면서 건설 현장 품질을 높이고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음파로 콘크리트 빈틈 발견"
회사는 초음파와 지표 투과 레이더로 콘크리트 내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도 갖고 있다. 콘크리트를 부어도 공극(孔隙·타설 불량 등으로 인한 구멍)이 생기면 철근이 부식될 수 있다.
최 대표는 "층간소음 문제 등으로 슬래브(콘크리트 천장) 두께가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건강 검진을 받을 때 초음파로 의료 영상을 판독하는 것처럼 콘크리트에 내부 결함이 있는지 살펴보면서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단순히 콘크리트 내부를 계측하는 것을 넘어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콘크리트 다짐 불량 등이 발견되면 발주처, 감리자, 시공사가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품질 보고서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건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더블에스앤디티를 올해 8월 설립했다. 최 대표는 "대학, 연구기관, 건설사와 협력해 현장 실증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더블에스앤디티는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환으로 숭실대 캠퍼스타운에 입주했다. 숭실대 캠퍼스타운 추진단은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실무 교육, 사업 고도화, 전문가 자문 등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