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경영 환경을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현장의 체감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5일까지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6년 경영계획 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 56.8%가 올해 경영환경을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경영 환경이 어렵지 않았다고 응답한 기업은 9.6%에 그쳤다.
중소기업들이 꼽은 올해 경영난의 가장 큰 원인은 내수 부진이었다. 응답 기업의 약 80%가 내수 침체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인건비 상승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경영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경영 위기 대응에 나섰다고 답했다. 판로 확대와 마케팅 개선 역시 주요 대응 전략으로 꼽았다. 일부 기업은 자금 조달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도움이 된 정부 정책으로는 세금 감면 및 납부 유예(33.3%)가 꼽혔다. 운전자금 지원 등 경영 안정 정책과 대출 만기 유예·연장 정책이 각각 25.1%, 14.0%로 뒤를 이었다.
내년 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63.1%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 환경이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21.7%에 머물렀고,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15.2%로 조사됐다.
내년을 대비한 핵심 경영 전략으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61.4%로 집계됐다. 판로 확대와 마케팅 개선, 리스크 관리 중심의 현상 유지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중소기업들은 내년 가장 필요한 정책 과제로 '금융 지원 확대와 세금 부담 완화'(77.7%)를 꼽았고, 연구개발(R&D)과 투자 지원,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대한 요구도 높게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력난과 노동 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산업 변화에 뒤처진 규제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역시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도 자금조달 곤란과 인력난 등 애로 요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