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개발을 넘어, 국내 펄프 몰드(금형)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신동준 무림P&P(009580)(무림피앤피) 펄프제품개발팀 과장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신동준 무림P&P 펄프제품개발팀 과장

신 과장은 펄프가 만들어낼 새로운 산업적 기회를 보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무림피앤피는 국내 유일 펄프·제지 일관화 공정을 갖춘 신소재 기업이다. 펄프는 나무에서 섬유 성분만을 추출해 만든 종이의 기본 원료로, 무림피앤피는 축적된 펄프 기술력을 바탕으로 천연 펄프 몰드 등을 생산한다.

그는 "펄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과 사업을 발굴하는 일은 여전히 기회가 많은 영역"이라며, "특히 펄프 몰드는 정밀 제조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해결할 기반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림피앤피는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을 통해 3D프린팅 제조 업체 케이랩스, 금형 분야 자동화 설루션 개발 스타트업 크라프솔루션, 한국기계연구원 등과 펄프 몰드 제조 과정 정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펄프 몰드는 물에 섞인 펄프를 3차원 금형에 넣어 압착·건조해 만드는 제품이다. 과거 계란판 같은 단순한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식기류, 화장품·전자제품 포장 등 고부가가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어 정밀 기술이 필요하다.

신 과장은 "이번 과제는 기존 정부 과제 방식과 달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수요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제안하면, 그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홍보로 이 사업을 알게 됐고, 스타트업 인프라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중소기업 인프라로 수요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팀이 구성됐다"며 "우리 회사가 단독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기술을 전문 기업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이 꾸려지지만, 이번에는 무림피앤피가 필요로 한 기술을 위해 전문성을 가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모인 것이다.

신 과장은 "펄프 몰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정밀 제조 기술과 공정 제어 기술의 한계가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고 언급했다.

도시락 모양으로 만들어진 펄프 몰드에 음식이 놓여 있다./무림P&P 제공

무림피앤피는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기존 알루미늄 금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반 '하이브리드 금형'을 개발하고 있다. 제품 가장자리를 일정하게 잘라주거나, 컵 뚜껑처럼 체결 구조를 만들어주는 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후공정 금형 기술'도 고도화 중이다. 여기에 금형에 센서를 장착해 온도·압력·건조 시간을 제품별로 제어하는 '센서 신호 기반 금형 동작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신 과장은 "3D 프린팅 기반 금형 기술, 정밀 금형 설계, 설비 기술력 등 서로 다른 역량을 가진 세 기관이 모여 있어 기술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6월부터 2027년 6월까지 협업을 진행한다"며 "정밀 금형과 공정 제어 기술을 전문 기업의 역량과 함께 개발할 수 있게 된 점은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무림피앤피 내부에서도 관심이 크다. 새로운 기술을 단독으로 개발할 경우 인력과 비용 부담이 적지 않지만, 이번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전문 업체와 협업할 수 있게 되자 기술 구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 과장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림피앤피의 경쟁력을 높이고 스타트업과 성장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펄프 소재 기반의 친환경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꾸준히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