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이른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반려동물의 인간화)' 흐름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펫 영양제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웰니스 기업 H&H그룹은 최근 반려동물용 영양제 브랜드 '제스티 퍼스(Zesty Paws)'를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스티 퍼스 론칭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닉 만(Nick Mann) H&H그룹 글로벌 CEO는 "H&H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스티 퍼스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북미에 이어 유럽에 진출했고 이번에 한국과 호주에 동시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펫 영양제 1위 브랜드가 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닉 만 CEO는 한국 시장을 선택한 이유로 빠른 혁신 수용 속도와 펫 휴머니제이션 문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펫푸드·영양제 시장 규모가 세계 4~5위 수준이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문화가 강하다"며 "제스티 퍼스의 기술력과 브랜딩과도 잘 맞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율은 28.6%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최대다. 반려견·반려묘는 총 746만 마리로 추정된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국내 펫 시장이 2024년 8조5000억 원에서 2032년 21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스티 퍼스는 2015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출범한 브랜드로, 북미 온라인 펫 영양제 시장에서 1위권으로 성장했다. H&H그룹은 2021년 제스티 퍼스 인수를 통해 성인·영유아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이어 반려동물 분야로 사업을 넓혔다. 회사는 우선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망을 만들고 이후 미용관리숍 등 오프라인 특수 채널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스티 퍼스는 북미 시장에서 소프트 츄(Soft Chew) 형태의 영양제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닉 만 CEO는 "기존 펫 영양제가 딱딱한 제형이 많아 섭취 편의성이 떨어졌다"며 "부드러운 제형을 도입해 보호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제품은 호주 식품급(Human Grade) 시설에서 제조된다.
H&H그룹은 국내에서도 샘플링 중심 경험 마케팅을 일부 적용할 방침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직접 체험을 통한 재구매율이 높아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후기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닉 만 CEO는 "반려동물의 고령화와 함께 영양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H그룹은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스위스(Swisse)'를 통해 확보한 연구·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펫 영양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