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장애(TMD)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2억4000만명이 앓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200만명에게 새로 발병하며,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만 50만명에 달한다. 연구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는 수면 부족,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 습관 등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현재는 병원에서 진통제를 처방하는 등 증상을 낮추는 치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50%가 넘는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김대현 비욘드메디슨 대표

비욘드메디슨의 김대현 대표는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시절 이 문제를 직접 마주했다. 그는 "군대에 들어오면 밖에서는 잘 걸리지 않던 턱관절 질환을 겪는 사람이 많았다"며 "하지만 군 병원은 대기 시간이 길고 진료 환경이 열악해 치료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 경험은 김 대표가 창업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그는 도전 K스타트업 대회 국방 리그에서 우승을 계기로, 2022년 5월 비욘드메디슨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는 턱관절 장애 환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클릭리스(Clickless)'를 개발하고 있다. 앱 형태로 제공되는 클릭리스는 환자가 치과에서 진단받은 후 의사가 앱 사용 권한을 처방하면, 환자가 기기를 통해 6주 동안 하루 10분씩 인지행동 치료와 더불어 맞춤형 재활 운동 및 명상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이 제품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두 차례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올해 말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턱관절 장애의 근본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생활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며 "디지털 치료 기기로 턱관절 장애의 근본 원인을 개선해 갈 수 있게 맞춤형 방법을 지도한다"고 말했다.

비욘드메디슨은 디지털 치료 기기를 통해 전문병원 중심의 치료 생태계를 일반 치과로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치과의사가 간단히 앱을 처방해 환자가 바로 관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구조를 단순화했다"며 "대학 병원에 의존하던 치료를 지역 병원에서도 받을 수 있게 해 적극적인 초기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욘드메디슨의 디지털 의료기기 '클릭리스'

국내 턱관절 장애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은 이보다 50배 이상으로 평가된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비욘드메디슨은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싱가포르, 미국이 첫 타깃이다. 김 대표는 "중국과 싱가포르는 한국에서 확보한 임상 결과를 현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어 빠른 진출이 가능하다"며 "동시에 미국은 2027년 내로 FDA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보험 적용으로 급여 항목으로 인정되는 시기가 오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제도에 따르면, 의료 신기술은 도입 초기 2년간 비급여로 운영하며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이후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면 보험 적용이 가능해져 환자 부담이 줄고 시장 접근성이 좋아진다.

현재까지 비욘드메디슨의 누적 투자금은 21억원이다. 주요 투자사로는 윤민창의투자재단, TA 어드바이저,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신용보증기금, 삼성화재인포뱅크 등이 있다. 김 대표는 "많은 의료 스타트업이 초기 비급여 문턱을 넘지 못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비욘드메디슨은 투자를 통해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어떤 병원에서도 턱관절 장애를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비욘드메디슨이 전 세계의 턱관절 장애 치료 표준 치료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