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 산하 기획사 어도어가 그룹 뉴진스와 벌인 전속 계약 유효 확인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계약 효력이 유효하다는 취지로, 뉴진스는 어도어 동의 없이 독자적인 활동이 제한된다.

하지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 모두 손실을 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어도어는 신규 광고나 공연 등으로 매출이 쪼그라들었고, 뉴진스 역시 브랜드 가치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그룹 뉴진스(왼쪽부터 하니, 민지, 혜인, 해린, 다니엘).뉴스1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정회일 부장판사)는 30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전속 계약은 유효하다"며 어도어 손을 들어줬다. 뉴진스 멤버들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복귀와 하이브가 뉴진스의 성과를 폄훼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 등이 이행되지 않아 전속 계약 해지를 선언했으나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뉴진스는 2022년 데뷔 직후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첫 주 앨범 판매량 31만장 돌파하며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신기록을 세웠고, 데뷔곡 '어텐션(Attention)'으로 K팝 그룹 데뷔곡 최초 스포티파이 미국 주간 인기차트 차트에 진입했다. 데뷔 2달 만에 공식 유튜브 구독자 수도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듬해 11월 스포티파이 합산 누적 스트리밍 30억회를 돌파했다.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를 휩쓸었다.

하지만 어도어와 분쟁을 겪고 활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양측 모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110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어도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172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상반기(614억원)와 비교하면 72%나 감소했다.

분쟁이 발생하기 전 체결한 광고 계약 등으로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하반기 역시 신규 광고나 공연 계약이 사실상 전무해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어도어 소속 가수는 뉴진스뿐이다.

그룹 뉴진스(NewJeans)의 혜인(왼쪽부터)과 해린, 다니엘, 하니, 민지./뉴스1

뉴진스에게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뉴진스는 "어도어 동의 없이 활동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공백기를 갖고 있다. 활동 공백이 길어질수록 광고·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음악 시장 내 경쟁력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K팝 소비층은 트렌드 교체 주기가 빨라져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생긴다.

실제 그룹 피프티피프티가 미국 빌보드 차트인으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전속 계약 위반 등으로 법정 분쟁에 휘말리면서 활동이 중단됐다. 이후 팬덤이 급속히 이탈했고 계획들이 무산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뉴진스 역시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피프티피프티와 유사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양측이 갈등을 봉합할지는 미지수다. 뉴진스 측이 항소할 경우 재판은 2심으로 넘어간다.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뉴진스는 활동 공백기가 길어진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리상 뉴진스가 이기기 어려운 소송이었고 재판이 길어지면 어린 뉴진스 멤버들에게 피해가 큰 만큼 재판부가 두 차례 조정 기일을 열어 완만한 합의를 제안했다"며 "뉴진스 측에서 '신뢰 관계 파탄' 등을 이유로 완강한 입장이어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양측이 서둘러 갈등을 해소해야 K팝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도어는 뉴진스 외 대체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뉴진스 역시 트렌드를 주도하던 'Z세대 아이콘'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 하락과 시장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피해는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현실적인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