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 중인 '부담경감 크레딧'이 모바일 게임 결제 등에 사용됐지만 '부정 사용'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통신사와 협의해 목적에 벗어난 크레딧 사용을 점검하고 결제 취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소상공인 부담경감 크레딧' 포스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29일 조선비즈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7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부담경감 크레딧 부정수급·부정사용 건수를 0건으로 집계했다.

부담경감 크레딧은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기·가스 등 공과금과 4대 보험료, 통신비, 차량 연료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포인트를 최대 50만원 지급하는 사업이다. 당초 공과금과 4대 보험으로 사용처를 국한했으나 지난 8월부터 통신비와 차량 연료비까지 확대했다.

크레딧은 이달 21일 기준 293만여 명에게 1조4651억원이 지급됐다. 사용된 크레딧은 1조1313억원으로 누적 소진률은 77.2%를 기록했다. 사용처별로는 ▲4대 보험료 30.86% ▲차량 연료비 29.25% ▲전기 요금 등 공과금 27.5% ▲통신비 12.33% 순으로 나타났다.

통신비로 사용처를 넓히자 일부 휴대폰 소액 결제에도 사용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항목별 차단이 불가능해 모바일 게임이나 유료 애플리케이션(앱) 결제에도 크레딧이 쓰인 경우가 있었다.

한 소상공인은 "모바일 게임 결제에도 크레딧이 사용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위 사람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소액 결제에도 크레딧을 쓸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는 일도 많다"며 "제도상 허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모니터링을 통해 부정 사용이 확인될 경우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환수 조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사례는 통계에서 누락됐다. 통신비 세부 항목 식별하거나 취지에 맞지 않는 크레딧 사용을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이 없는 상태다. 현재 통신사와 함께 부적절한 결제 내역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게임 결제 등 부가 서비스와 함께 통신비를 결제하다 보니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각 항목을 확인 중이고, 필요한 경비로 쓰라고 했는데 (목적에 벗어난 사용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통신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결제를 취소하고 정해진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취지와 다르게 크레딧이 사용됐다는 지적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액 결제를 통해 게임·콘텐츠 등 비사업성 항목에 크레딧이 사용된 사례가 있다며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부담경감 크레딧은 자산 기준을 두지 않아 수십억원 자산가도 혜택받기도 했다. 크레딧 지급 기준에는 사업자 개인 자산 항목이 없다. 유흥업, 담배 중개업, 도박기계 및 사행성 업종 등 소상공인 정책 자금 제외 대상이 아닌 업종에 해당하고, 연 매출이 3억원 이하이면 고가 아파트에 실거주 중인 사람도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강승규 의원은 "정책 취지에 반하는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는데도 정부는 이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며 "부정 수급과 사용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환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피감기관에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