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호 FRT로보틱스 대표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이 착용해 신체 능력을 보조하거나 증강·재활을 돕는 장치다. 스마트 보호대나 자세 교정기기부터 외골격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장비까지 포함된다.

10년 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연구·개발 초기 단계로 주로 군사·의료 실험용에 국한됐다. 당시에는 기술적 제약과 높은 비용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현재는 제조·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FRT로보틱스는 현재 산업용 웨어러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출신의 장재호 대표가 2015년 3월 설립했다. 장 대표는 "생산기술연구원에서 연구를 시작해 국가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다"며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술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뜻에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FRT로보틱스는 현재 누적기준 약 8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매출은 37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50억원, 내년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FRT로보틱스의 핵심 제품은 근력보조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이다. 이 제품은 자세 교정과 근력 지원을 통해 현장 노동자의 근피로도 및 부상 위험을 줄여준다.

FRT로보틱스의 근력보조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

스텝업은 인체 외부에 부착해 인간의 근력을 지탱하거나 보조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로봇의 상호 협력을 통해 작동하는 외골격 형태로 제작됐다. 신체 사이즈별 체형 데이터를 반영한 디자인을 적용해 착용 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 대표는 "산업현장 근로자는 25kg 이상의 물건을 핸들링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스텝업은 10~15kg 물건을 옮기는 등의 작업을 돕는데, 스텝업을 착용하면 똑같은 물건을 들 때 피로도가 줄고 잘못 움직였을 때 허리 등이 다치지 않게 보조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꾸준히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며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스텝업은 산불 진화 시 나무를 자르는 작업 등 산림청 등 다양한 공공기관은 물론 건설, 중공업, 식음료, 물류 기업 등의 산업현장에 공급돼 활용되고 있다.

FRT로보틱스는 10월 '네오'를 선보인다. 네오는 노인층과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경량화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장 대표는 "스텝업보다 더 가볍고 기능을 단순화해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며 "농수산업 근로자와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 보호사 등 여성 노인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RT로보틱스는 올해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장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보다 더 큰 웨어러블 로봇 시장으로, 근로자가 부족한 생산 현장과 노인 요양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궁극적으로 FRT로보틱스는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머노이드가 작업할 수 있는 지능은 사람의 작업 지능에서 나온다"며 "근로자의 작업 데이터를 통해 향후 위험한 일을 로봇이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데이터 설루션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