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비눗방울 훈련을 하던 어르신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초기에 병을 발견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죠. 그 계기로 호흡기 질환 검진기를 만들게 됐습니다."

김병수 티알 대표

티알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호흡기 질환 검진기 '더 스피로킷(The Spirokit)'을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김병수 대표는 상급 종합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환자 치료를 돕던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1월 창업했다.

김 대표는 호흡기 질환의 초기 평가와 선별, 검사가 쉽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부분 1차 의료 기관은 일반의나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개원하는 탓에, 환자들이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더라도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다"며 "호흡기 내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 폐 기능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스피로킷은 폐 기능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보조 기능을 제공하는 의료기기다. 환자가 검사 유도 소프트웨어를 따라 호흡을 반복하면, 측정된 데이터가 서버에 저장되고, 해당 데이터는 임상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정리·시각화되어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을 보조하는 참고 정보로 제공된다.

다만 김 대표는 "더 스피로킷은 의료진의 진단을 대체하는 장비가 아니라, 폐 기능 검사 결과를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검진 및 분석 보조 도구"라며 "최종적인 진단과 치료 결정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충남대학교 병원과 연구 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3만건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센서 보정 기능은 온도, 기압, 습도에 맞춰 공기량을 자동 조정해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기기 더 스피로킷(The Spirokit).

티알은 2025년 상반기까지 의료기관 361곳에 제품을 공급했다. 2023년에는 분석 보조 소프트웨어 기능을 포함해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했으며, 제약사 의약영업사원과 위탁영업회사(CSO), 대리점 등을 통해 1차 의료기관과 종합병원, 대학병원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한정적인 만큼 해외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히타치(HITACHI)와 손잡고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5년에는 씨젠의료재단, FPT, APM과 함께 각각 카자흐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수출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호흡기 질환 검진 시장 규모를 34조5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이 중 호흡기 관련 국내 시장은 1119억원 규모다. 2023년 기준 국내 의료기관 수는 총 4만8000개로, 이 중 폐 기능 검사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6339개에 불과하다. 특히, 폐 기능 검사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곳은 1848개로 전체의 4.5%다.

김 대표는 앞으로 호흡기 질환 검진기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폐 기능 검사를 제대로 수행하는 의료 기관이 아직 많지 않아 성장 여지가 크다"며 "향후 직장인 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가 포함될 가능성과 수가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관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인터뷰는 의료기기 광고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