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의 오랜 과제였던 '기금 벤처투자'가 첫발을 내디뎠다. 모태펀드와 무역보험기금이 400억 원을 공동 출자해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LP 첫걸음 펀드 출자공고'를 통해 모태펀드와 연기금투자풀(무역보험기금)이 공동으로 400억원을 출자한다고 27일 밝혔다.
'LP 첫걸음 펀드'는 벤처투자조합 출자 경험이 없는 연기금, 금융사 등 기관 투자자의 벤처투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펀드다.
정부가 먼저 손실을 부담해 투자 위험을 줄여주고, 수익이 기대 이상으로 나면 일부를 환수한다. 기업이 성장하면 미리 정한 가격에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까지 제공하는 등 투자자에게 강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처음 출자한 투자자가 원하는 분야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펀드를 위해 여유자산으로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자금을 운용한 무역보험기금이 처음으로 벤처펀드에 출자했다. 2001년 연기금투자풀 제도가 도입된 이후 무역보험기금이 벤처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역보험기금과 모태펀드가 각각 200억원을 내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먼저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570억원 규모의 개별 투자 펀드(자펀드)를 운용할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자펀드는 무역보험기금이 희망한 '세컨더리' 분야에 투자해 회수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한성숙 장관은 "벤처펀드는 혁신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해 성장을 지원하고, 성장의 과실을 출자자에게 수익으로 배분하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태펀드는 주로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연평균 8% 이상, 최근 5년간은 10% 이상의 안정적인 이익을 거뒀다"며 "연기금 등 여유자금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LP 첫걸음 펀드'를 통해 연기금투자풀이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포문이 열렸다"며 "많은 민·관 여유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모태펀드가 '벤처투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