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의 트랙터. /대동 제공

최근 농기계 제조 업체 LS엠트론에 입사한 한 남성 직원은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회사 내 '남초(男超)' 조직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없었다. 남학생이 많은 공대를 졸업한 그였고, 입사 전부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남자가 많은 조직이 내게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여성 직원들에게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농기계 기업들의 전체 직원 중 남성 직원 비율이 9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조선비즈가 대동(000490), TYM(002900), LS엠트론 등 국내 농기계 기업 '톱 3′의 의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사의 남성 직원 비율은 90%를 넘어섰다.

그래픽=손민균

매출 1조4000억원이 넘는 농기계 1위 대동은 남성 직원이 948명, 여성 직원이 59명이었다. 남성 직원 비율은 94%였다. TYM은 남성 직원 836명, 여성 직원 90명(남성 직원 비율 90%)이었고, LS엠트론은 남성 직원 1072명, 여성 직원 36명으로 남성 직원 비율이 96%에 달했다.

공작기계 업계도 상황은 비슷했다. 매출 2000억원대의 공작기계 기업 스맥(099440)의 조직 구성 성비를 보면, 기계 부문 남성 직원은 161명, 여성 직원은 23명이었다. ICT 부문은 남성 직원 27명, 여성 직원 1명이었다. 회사 전체 남성 직원의 비율은 88%였다. 화천기계(010660)도 남성 직원 233명, 여성 직원 27명으로 남성 직원 비율이 89%였다.

농기계, 공작기계 업계의 남성 조직원 비율이 높은 것은 연구 인력은 물론 생산 현장 인력 대부분이 기계공학·전자공학 전공 출신이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육체노동이 많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기업들의 여성 직원은 주로 인사·총무·경영 관리 직무를 맡고 있었다.

최세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농기계·공작기계 업종은 지방에 위치하고 근무 시간이 길며 육체노동 비중이 높아 여성 지원자가 적다"며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성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농기계 3사의 급여도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600만원 이상 많았다. LS엠트론의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액은 3400만원, 여성 직원 평균 급여액은 2300만원으로, 1100만원 차이가 났다. 대동은 남성 3974만원, 여성 3376만원으로 600만원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TYM도 남성 3700만원, 여성 310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스맥의 공작기계 김해 생산공장. /스맥 제공

공작기계 업계에선 스맥의 남성 평균 급여액이 2724만원으로 여성 2046만원보다 700만원가량 많았다. ICT 부문은 남성이 2285만원, 여성이 2088만원이었다. 화천기계의 남성 평균 급여액은 3727만원으로, 여성 2540만원과 1200만원 차이가 났다.

기업들은 "근속연수와 직무 특성에 따른 차이"라고 설명한다. 남성 직원이 현장·연구직에 많고, 근속연수도 길어 급여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LS엠트론의 남성 근속연수는 13년으로, 여성 8년보다 5년 가까이 길었다. 대동은 평균 1.5년, TYM은 3년, 화천기계는 6년의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남성 비율이 높은 것이 여성 근로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무조건적인 여성 비율 확대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말한다.

최장호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농기계 등 제조업의 경우) 해외는 남녀 근로자의 비율이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한국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제조 문화가 강해 조직 내 남성 비율이 높다"며 "여성 근로자가 농기계나 공작기계 업계로의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여성 비율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