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개발한 기술은 단순한 자산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성장,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기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이 공동 주최했다.

한 장관은 인사말에서 "정부는 그동안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 왔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 중기부는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기업 간 거래 시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을 의무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기존 3배에서 5배로 강화해 왔다.

한 장관은 기술탈취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정보 불균형으로 인한 '입증의 곤란성'을 꼽았다. 그는 "침해 사실과 관련된 정보가 가해 기업에 편중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 피해기업은 기술탈취와 관련한 소송 과정에서 긴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피해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자료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낮은 손해배상액도 기술탈취로 인한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봤다. 한 장관은 "손해배상액이 인정되더라도 배상액이 턱없이 낮다"며 "많은 피해기업이 정당한 배상을 받지 못하여 파산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평균 청구 금액은 약 8억원인 반면, 법원에서 인용되는 금액은 1억5000만원 수준이다.

기술침해에 대한 사후 대응뿐만 아니라, 사전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한 장관은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침해 위협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중소기업 중 기술 보호 전담 인력을 보유한 곳은 전체의 약 37%에 불과하고, 기술 보호 역량 수준도 대기업 대비 65% 수준"이라고 했다.

1일 서울 중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기술탈취 침해를 겪은 중소기업들이 생생한 경험과 애로사항을 나눴다. 이후 주요 협·단체와 전문가의 정책건의가 이어졌으며,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등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들은 기술탈취 소송에서 피해 입증 부담 완화, 손해액 산정 현실화를 통한 구제, 중소기업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등에 대해 건의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중소기업의 혁신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훼손하는 기술 유용 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동시에 법적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 피해기업에 대한 충분한 피해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각도의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특허권과 영업비밀로 보호되는 기술은 중소기업의 성장과 생존 전략의 핵심"이라면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특허청 기술 경찰의 수사를 강화하고 관련 제도의 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