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를 듣고 또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겸손했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였다. 지난 29일 중소기업계 간담회 현장에서 만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리더십 특징이었다.
지난 24일 취임한 한 장관은 현재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막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한국경제의 혁신을 주도할 창업·벤처기업 육성도 그의 역할이다.
한 장관은 이날 중소기업계 간담회 후 현장을 찾은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 시간은 약 10분으로 짧았지만, 기자에겐 한 장관의 리더십과 성향을 단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했다.
한 장관은 기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IT 대기업 네이버 CEO에 오른 인물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력이다. '일벌레'는 그의 별명이었다. 한편으론 경력상 전통 제조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한 장관은 겸손했고, 경청했다. 한 장관은 "기자의 역할을 잘 알고 있고, 보도한 내용을 꼼꼼히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통해 지적하는 부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는 한 장관을 특징하는 리더십이다. 그는 과거 CEO로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네이버를 이끌 당시에도 포용과 경청을 강조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여성 CEO였다. 네이버에 정통한 관계자는 "포용하고 경청하며 조직을 이끄는 게 당시 한성숙 네이버 CEO의 경영 스타일"이라며 "중기부 장관으로서도 같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간담회 현장에서도 한 장관의 리더십이 잘 드러났다. 한 장관은 이날 참석한 소상공인·중소기업·여성기업·벤처·스타트업 관련 단체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었다. 그러면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한 국내 중소기업 생태계의 '연결'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노비즈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협단체 각각의 역할과 강점이 있고, 이들을 연결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중기중앙회를 비롯해 160개 협단체가 오늘 간담회에 왔다"며 "각각의 특성과 강점 등을 이야기하며 우리 안에 자산이 많구나. 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로 한 장관은 이를 어떻게 구축할지는 밝히진 않았다.
한 장관은 정책상 어려운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A라는 문제 잘 풀려고 하면 B가 걸리고, 또 B를 풀려고 하면 C가 걸리는 등 많은 사안이 얽혀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길에서 중소기업, 창업·벤처기업, 소상공인들이 무한 질주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